콜금리 1%p 움직일 때 예금금리 0.53%p·대출 0.58%p 변동에 그쳐
"정책 금리 인하 시 금융불안 가능성 제약요인으로 고려할 필요 없다"
정책금리 인하가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리를 낮추면 금융시스템의 중추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줄어 금융불안 요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기존의 가설을 깨는 것이라 주목된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예금·대출금리와 순이자마진 변화를 추정해본 결과 금리 인하는 실증적으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은행 단위 패널자료(2002~2019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락)할 때 예금금리는 그 절반 수준인 0.53%포인트 인상(인하)되는 데 그쳤다. 대출금리는 0.58%포인트 움직였다. 즉 콜금리가 1%포인트 움직일 때 순이자마진 변동폭은 0.05%포인트에 불과했다.
황 연구위원은 은행이 예금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데다 대출은 만기를 조정할 수 있으므로 정책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순이자마진을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이자마진이 감소하더라도 저금리는 대출 증가로 이어지므로 순이자마진에 대출액을 곱한 이자이익은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대출의 증가는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검사·감독 필요성은 커진다.
황 연구위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때 은행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을 제약요인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황 연구위원은 이어 경쟁 촉진을 위해 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할 때 예금 기능과 대출 기능을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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