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코스피 질주에 화들짝…목표치 상향

  • 송고 2020.08.14 14:48
  • 수정 2020.08.14 14:49
  • EBN 이남석 기자 (leens031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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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국내 기업 호실적과 유동성 장세에 최근 강세

증권사는 코스피 상승세 따라 수정 보고서 속속 발표

피해는 결국 개인투자자 몫…언론 등 후속 분석 필요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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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코스피는 결코 2400을 넘지 못한다 라는 것을 신봉한 것 같다."(개인투자자 L씨)


"이번 상승장을 통해 국내 증권사의 전문성 부족이 드러난 것 같다."(개인투자자 J씨)


코스피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로 2400선을 넘어서자 증권사들이 부랴부랴 전망치 '상향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뒤늦은 '전망치 수정'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어 '뒷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8포인트(0.21%) 오른 2437.53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기조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최근 현대차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전망치로 2650pt를 제시했다. 코스피 지수의 역사적 고점은 지난 2018년 1월 29일 2598.2pt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15년 이후 코스피 자본총계인 지배주주 주당순자산가치(BPS)는 연평균 5.2%씩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는 4.0% 증가해 2533.5pt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코스피가 2650pt까지 상승해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 수준으로 직전 고점인 2018년 1월 당시 PBR(1.16배)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코로나 발 경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건강관리와 소프트웨어, IT 하드웨어 등 코로나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356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 대비 각각 8.2%, 11.6% 상회했다. 코스피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 비율 역시 58%를 넘겼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현상도 두드러졌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약 37조원에 달하면서 역대급 유동성 장세를 조성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재정정책, 양적완화 집행으로 시중 통화량이 연초 이후 급증했다"며 "특히 동학개미운동과 로빈후드 랠리로 대표되는 글로벌 개인투자자 증시 참여와 경제재개 기대로 주가는 2차전지와 소프트웨어 등 IT, 제약, 바이오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역시 최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2360pt에서 2570pt로 상향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전문가들이 경제와 실적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2분기 역대급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의 향후 실적 추정치는 여전히 보수적"이라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3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발표된다면 내년 실적 추정치는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기적으로 볼 때 코스피는 올 가을을 기점으로 단기적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대선(11월3일)과 2차 팬데믹 우려가 리스크 요인"이라며 "미국 대선에선 바이든과 트럼프가 초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환절기 면역력 저하는 코로나 사망자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금지 해제(9월)' 여부와 '대주주요건 강화(10~11월)' 등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로 꼽힌다.


외에도 앞서 삼성증권(2850pt)과 한국투자증권(2480pt) 등도 잇따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하는 등 증권사들의 전망치 수정 보고서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시장과 개별 종목 분석을 하는 곳으로는 증권사가 유일하다.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오직 증권사 보고서를 통해 주식 시장 관련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반면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과 관련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일각에선 증권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조직의 '후속 분석'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언론을 비롯한 연구 단체들이 증권사 리포트와 관련해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 방법이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어쩔수 없이 단기 이익에 치중하다 보니 매출액 증가 방편으로 보고서를 이용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라며 "언론과 다른 연구조직이 증권사가 발표한 리포트를 주기적으로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놓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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