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올해 첫 '열연강판價' 인하…산업계 미치는 영향

송고 2023.05.30 16:03 | 수정 2023.05.30 16:05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포스코, 6월 열연강판값 톤당 3만원 인하

현대제철, 저울질…수요산업 원가 절감 전망

철강업계, 수익성 개선 우려…"하반기 가격 ↑"

지난 2022년 11월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포스코

포스코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열연강판 가격을 인하했다. 철강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은 철강값 인하로 원가 절감이 예상되지만 철강업계는 수익성 개선 지연이 우려된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6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인하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아직 6월 열연강판값을 결정하지 못했다. 시장 상황과 수요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열연강판값을 내리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1~4월 매달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씩 올렸고 5월에는 동결한 바 있다.

이처럼 열연강판값이 약세 기조로 가는 이유는 수요 부진 영향이 크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 4월 전 세계 조강(쇳물) 생산량은 1억6140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2개월 만에 전년 동기를 하회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소비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이 경기 회복 지연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원료값 하락도 철강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 철광석 현물가격은 톤당 104.45달러로 연초보다 13.20달러(11.22%) 떨어졌다. 제철용 원료탄 현물가격도 같은 날 동호주 항구 기준 톤당 222달러로 연초 대비 72.5달러(24.62%) 내렸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식혀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라브를 고온으로 누르고 늘린 것으로 기초 철강재 역할을 한다. 열연을 만들어야 자동차·가전·건축자재로 쓰이는 냉연강판 등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열연값 인하로 자동차·가전·건설 등 전방산업은 원가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21조89억원, 영업이익은 45.04% 줄어든 1조1532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6개월 전(1조5104억원), 3개월 전(1조3128억원)보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

철강업계 수익성 개선의 핵심이 될 철강 가격은 빨라야 하반기나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에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철강 수요가 여전히 약세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국의 부동산·건설 업황이 회복돼야 철강 수요가 올라올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중국철강협회는 중국 철강 가격이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철강 가격은 글로벌 철강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과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 철강 가격은 하반기쯤 반등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 상황, 원자재 등 원가에 따라 시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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