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여신전문금융회사 해외진출전략 세미나' 개최
카자흐 '인플레', 태국 '시장개방', 인도 '현지문화'가 키워드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이 인도, 태국, 카자흐스탄 등 성장잠재력 높은 신흥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카드사 지급결제부문 수익성 악화, 업권간 경쟁심화,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학계에서는 신흥국 진출에 면밀한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5일 여신금융협회가 개최한 '여신전문금융회사 해외진출전략 세미나'에서 "카자흐스탄 진출의 긍정적 요인은 낮은 할부금융 및 리스업 진입 규제 등을 꼽을 수 있으나 높은 인플레이션, 심한 환율변화 등의 부정적 요인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정적 요인의 근거로 중국 및 러시아로부터 대부분의 소비재를 수입하는 '의존형 경제구조'라는 점을 들었다. 중앙은행은 향후 1년내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5%로 전망했다. 향후 환율변동에 따라 인플레이션 변동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상품 판매에 인플레이션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카자흐스탄 현지 통화인 텡게화는 원유가격, 러시아 루블화 등 대외여건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제재 이후 루블화가 미달러 대비 12% 가치 하락 시 텡게화도 5% 하락했다. 소액대출 및 할부금융 취급 시 환율상승에 따른 금융자산 가치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기조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로 전환하고 있는 점도 금융사 영업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카자흐스탄은 소비자권익 보호차원에서 MFO 및 보험사 제재 및 영업제한조치를 내렸으며 할부상환액, 각종 수수료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소비자 이의 신청건은 1만3868건으로 2014년 대비 74% 급증했다.
서 교수는 "바람직한 현지진입 전략은 초기투자액을 절감할 수 있고 현지 영업이 가능한 JV(조인트벤처)설립"이라며 "성공적 진출을 위해 사업진행기에는 현지 수입차 및 가전판매 업체와 제휴해 소액대출, 할부 금융, 리스업을 추진하고 사업확장기에는 카드업 진출로 카드론 영업, 지급결제 대행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아세안 경제력 2위에 달하는 태국의 경우 금융시장 규제로 국내 여전사의 진출이 전무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시장개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하의 태국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바탕이 된 우리나라의 여신전문금융회사 진출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정용훈 고려대학교 교수는 조언했다.
정 교수는 "태국 국내기업의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여신전문금융회사는 후발기업으로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시장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의 행태 분석을 기초로 한 프로모션이나 혜택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태국 현지의 기존 기업을 인수합병해 진출하는 전략도 요구된다"고 짚었다.
인도는 진출 이점이 뚜렷하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도 다양하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발표에 따르면 △증가하는 인구 성장과 생산가능 인구비중 △전자금융 이용환경(인터넷, 모바일 침투율 증가)의 개선 △빠른 도시화 국민총생산 증대로 인한 소비시장의 대폭 증대 전망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전속도 높음 △은행 위주의 금융시스템이지만 보험시장, 자본시장, 카드시장, 리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진출 이점으로 분석됐다.
우선적인 고려사항으로는 '소비자 이해'를 꼽았다. 인종, 종교가 다양하고 언어, 문화, 관습이 지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그에 익숙한 현지인 채용이 필수라는 것. 아울러 인도는 금융정책의 하나로 '금융포용정책'을 명시해 신용에의 접근만이 아니라 경제적 삶을 위해 필요한 금융서비스 수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안 교수는 "인도는 지역별 언어와 문화, 종교 등이 다양화된 만큼 진출지역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며 "한국기업의 기(旣)시장지출지역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익숙한 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후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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