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에 팔린 라임자산운용 펀드 금액 시중은행이 58% 차지
은행은 자본완충력 때문에 신용도 영향 미미…증권은 재무·실적 타격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가 대거 팔린 곳은 시중은행지만 신용평가사들은 라임 사태가 은행의 신용도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다만 증권사에 대해서는 자산관리 사업 위축과 당국 인가 난항이 있을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절반 이상이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라임 펀드의 은행 판매 비중이 훨씬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모(母)펀드에 투자한 총 173개의 자(子)펀드 수탁고 1조6679억원 가운데 법인을 제외한 개인 투자자에 판매된 금액은 9943억원이다. 이 중 은행에서 판매한 금액이 5778억원으로 58%에 달한다.
우리은행으로 2531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뒤이어 신한은행(1697억원), 신한금융투자(1202억원), 하나은행(798억원), 대신증권(691억원) 등 순이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일부 총수익스왑(TRS) 증권사가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1호)의 기준가를 인위적으로 산정하고 부실을 알고 팔았다는 정황을 파악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TRS 회수 비율과 금융당국의 배상 비율이 나와봐야 정확해 지겠지만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규모가 큰 곳이 주로 시중 은행이어서 불완전 판매 논란은 은행에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금리 파생결합펀드(DLF) 사례와 감독 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를 감안하면 판매 규모가 큰 곳일 수록 불완전 판매에 대한 징계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가 은행의 신용도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은행의 자산관리 부문 영업이 위축되고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은행의 수수료 이익 의존도가 낮고 자본 확충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또 원칙적으로 은행은 운용 손실에 대한 책임이 없다.
증권사의 경우는 배상 책임에 따라 재무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사업 인가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증권사들은 불완전 판매에 따른 배상책임, 과징금과 투자 손실로 인해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고 감독기관의 제재에 따라 사업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의 경우는 초대형IB 지정,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인가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의 경우는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 가능성이 있다"며 "적절한 내부 통제 체계와 리스크관리를 갖추지 못한 증권사의 신용등급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평판 저하 등으로 자산관리 사업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은행은 운용 손실에 따른 책임이 없고 연간 이익창출 규모와 자본력을 고려하면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불완전 판매에 따른 배상금 규모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감독당국·검찰 조사결과,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정책 영향을 모니터링 한 후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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