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시뮬레이션 결과 52% 광고비 줄어
점주 "광고비 부담 늘어"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다음달 1일부터 '오픈서비스'로 광고비를 개편한다. 정액 광고비였던 체계가 매출액에 따른 수수료로 전환하는 셈이다.
그러나 새로 도입하는 오픈서비스 제도가 되레 가입 점주의 부담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배달의민족 시스템 개편은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고,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5.8%로 1%포인트 내리는 내용이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앱 화면에 '오픈리스트' 3개 업소가 부문별 최상위에 자리하고, 그 아래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이 자리한다.
오픈리스트는 여러 음식점이 신청하더라도 한 번에 3개 업체만 무작위로 보이고, 울트라콜에는 이용 중인 모든 업소가 등장한다.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화면 하단으로 밀리는 구조다.
스마트폰에서 소비자의 눈에 잘 띄는 것이 중요해졌기에 음식점주들은 울트라콜을 중복으로 신청해 더 많은 노출을 꾀했고, 이 때문에 중복 노출에 따른 고객 불만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른바 '깃발꽂기'가 논란이 됐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개편으로 오픈리스트에 3개 업체가 나오는 것을 드러내고 대신 '오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신청 업소를 모두 노출하기로 했다. 기존 울트라콜은 하단으로 밀린다.
오픈서비스의 이용료는 월정액이 아니라 매출의 5.8%를 본사에 내는 구조다. 결국 '월 8만8000원 정액' 울트라콜에서 '매출의 5.8% 수수료'로 광고비가 바뀌는 것이다.
이는 배달에 집중하는 음식점이나 월 매출이 큰 음식점 등 일부 점주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배달의민족 본사에 내게 될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한 음식 점주는 이달 초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점주는 "광고비 수수료가 월 8만8000원에서 총 주문금액의 5.8%로 바뀌는 것이다. 월 주문 금액이 150만원이 넘는 업장들은 광고비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가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도 비슷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광고비 부담이 늘어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 점주는 "가격 인상에 들어간다. 어쩔 수 없다"고 적었고, 다른 점주는 "워낙 불경기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있어서 다들 쉽게 가격을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다른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오히려 광고비 부담이 줄어드는 업소가 절반을 넘겼다며 시행 이후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우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정액 광고료가 수수료로 바뀌었을 때 돈을 더 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반대로 비용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절반이 넘는 52%가 광고비를 덜 내게 되고, 주로 영세업주가 이 혜택을 더 누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전 세계 모든 플랫폼은 수수료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도 그간 혜택과 효과가 들쭉날쭉했던 정액 광고료 방식에서 합리적인 수수료 모델로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그동안 울트라콜 체계에서는 자금력이 있는 대형 식당이 앱 내 화면에 이름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주문까지 독식하는 부작용이 생겼다"며 "마케팅비를 많이 쓰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라도 음식 맛이 뛰어나면 주문이 늘어나야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우리 앱을 더 믿고 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개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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