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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조절" 금감원 당부에도…은행, 점포통합 '가속'

  • 송고 2020.07.22 10:32 | 수정 2020.07.22 10:37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윤석헌 "단기간 급격한 점포 감축 바람직하지 않다"…은행 "수익 상황에 불가피한 선택"

1분기 순이자마진 역대 최저수준, 2분기도 악화 전망…올해만 약 150개 점포 줄어든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이미 결정한 하반기 점포 운영 계획에 맞춰 점포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이미 결정한 하반기 점포 운영 계획에 맞춰 점포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이미 결정한 하반기 점포 운영 계획에 맞춰 점포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2012년 7681개에서 ▲2014년 7383개 ▲2016년 7086개 ▲2018년 6752개 ▲2019년 6710개 ▲2020년 3월 6652개로 줄어드는 추세다.


앞서 윤 원장이 지난 21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영향과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점포 폐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나왔다.


윤 원장은 점포 폐쇄로 인해 금융소비자,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공동 노력해달라고 당분한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은행 스스로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점포를 축소하는 보다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감독측면에서도 점포 폐쇄와 관련한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의 감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관련부서에 부탁했다.


금감원의 당부에도 은행권의 점포 감축 움직임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로 인해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역대 최저수준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은 1년 전(1.62%)보다 하락한 1.4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작년보다 각각 0.15%포인트, 1.70%포인트 하락한, 0.48%, 6.29%를 기록했다.


여기에 은행권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4조7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순이익 추정치도 지난해 2분기 대비 16.4% 감소한 3조5282억원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5개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 하반기에도 최소 46개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지점 15개을, 하나은행은 10여개를 감축하려고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15개 통폐합을 고려하고 있고 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6개을 더 줄일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하반기 점포 감축 계획은 아직 없다.


5대 은행이 상반기에 정리한 점포 수만 95곳이다. 여기에 하반기 계획된 감축 점포만 더하면 올해 150개 가까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비용의 효율성을 위한 '디지털·비대면 전환'도 점포 축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문화가 일시적인 현상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은행들이 하반기 경영키워드도 '디지털'로 잡혔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최근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디지털 기반 강화를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미래준비 어젠다로 디지털 기반 고객관리와 대면채널 전략 및 창구체계 변화를 제시했고,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4대 중점 추진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채널 트랜스포메이션, 뉴노멀 경영, 리스크관리 등 4가지를 제시했다.


KB국민은행도 언택트 대응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국민은행은 올해 별도의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지난 10일 그룹차원에서 열린 '2020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로 대체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언택트, 지속가능경영 등을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빅테크 기업은 금융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를 제외하면 모든 분야에서 금융회사와 동등하거나 우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하나원큐'의 외부제휴 개방성을 높이고 새로운 이용자 환경을 만들어 하반기에 개편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점포 방문 고객 수가 점점더 줄어들고 있는 데다 빅테크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비용절감과 수익성을 고려할 때 점포 축소는 포기할 수 없는 경영 전략이기 때문에 당국의 권고가 있더라도 계획이 변경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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