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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절벽 오나…대출 증가량 주시하는 은행권

  • 송고 2020.11.09 10:45 | 수정 2020.11.09 10:46
  • EBN 이윤형 기자 (y_bro@ebn.co.kr)

시중은행 줄줄이 주담대상품 판매중단…적격대출 제한 은행권 전체로 번질 가능성

당국 관리에도 10월 증가폭 9월 보다 증가…증가세 유지 되면 추가 조치 나올 수도

올해 연말에는 은행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져 은행권에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

올해 연말에는 은행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져 은행권에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연합

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판매도 대폭 줄이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은행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져 은행권에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오는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중단에 나선다.


판매가 중단되는 상품은 가가호호담보대출(MCI), 원클릭모기지론(MCI), 변동금리모기지론(MCG), 혼합금리모기지론(MCI·MCG), 아파트론(MCI·MCG), 월상환액 고정형 모기지론(MCI·MCG) 등이다.


MCI·MCG 대출은 경매에 넘어갈 상황에 대비해 미리 공제하는 최우선변제분(서울 기준 3700만원)을 대출금으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MCI는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고, MCG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다. MCI·MCG 대출이 중단되면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앞서 다른 은행들도 관련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MCI·MCG 대출을 중단했고, 신한은행도 MCI·MCG 연계 대출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30일부터 12월31일까지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도 조건부 취급 제한하기로 했다.


취급제한 조건은 ▲임대인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집주인 변경) ▲선순위 근저당권 말소나 감액 조건으로 전세계약을 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경우 ▲다른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이미 받았다가 우리은행으로 갈아타려는 경우 등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30일부터 금리고정형 적격대출도 중단한다. 9억원 이하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단독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적격대출은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재원 공급을 위해 유동화에 적합하도록 사전에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는 대출을 말한다. 은행이 자체 대출보다 낮은 이율로 주담대를 판매하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은행 주담대를 기초자산으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한다.


이처럼 은행들이 일부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한시 중단에 나선 까닭은 MCI·MCG 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동시에 불어나는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57조5520억원으로 9월말 649조8909억원 대비 7조6611억원 늘었다. 이는 9월 증가폭 6조5757억원 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증가한 8월 8조4098억원 보다는 8000억원가량 줄었지만 9월보다 증가폭이 늘며 8조원에 육박했다.


신용대출 잔액도 128조8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조4563억원 증가한 수치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2조원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섰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올 12월말까지 매월 신용대출 증가폭을 축소해 월별 신용대출 증가폭을 2조원대로 관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은 당국이 본격적으로 대출 관리에 들어간 10월에 증가폭이 오히려 9월보다 증가한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연내 증가세가 쪼그라들지 않으면 언제든 추가 조치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주요 은행이 적격대출 취급을 중단함에 따라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며 줄줄이 중단될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다른 은행의 경우 일부 영업점을 중심으로 연말 실적 관리를 위해 영업점장 재량으로 적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취급을 중단하기 시작하면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줄줄이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주택 대출 조이기를 지속하면서 정작 필요한 서민들이 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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