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여도 여전한 수요…총량규제 목표치 초과 예상에 은행들, 비대면 대출 '중단'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이 연말을 앞두고 대출 접수창구를 아예 걸어 잠그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으로 늘어난 대출수요가 금리인상 등 문턱 높이기로도 잡히지 않자 '대출 중단'을 선택한 것이다.
앞서 은행들은 대출 수요가 폭증한 상황을 '자율적 규제'로 붙잡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하지만, 은행들이 당국에 보고한 총량규제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은행들은 전례 없는 방법까지 내놓는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5일부터 올해 마지막 날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은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표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은 중단하지만 일반 서민대출 등은 가능하다"며 "최근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에 따른 조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 이달 31일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과 오피스텔 담보대출 접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실행분은 이제 받지 않고, 2021년 실행분만 접수한다. 대출 모집인은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를 연결해주는 인력이다.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밖에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중단을 결정하기 전에 이날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낮춘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5천만∼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고 한도가 1억원이 낮아진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는다. 또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9일부터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도 전면 금지했다.
우리은행은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앞서 지난 3일부터는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금융인클럽' 등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우대를 축소했다. 우리은행 계좌로 급여이체 시 주어지던 우대금리를 0.2%에서 0.1%로 내리거나 적립식상품 가입ㆍ유지 등의 조건으로 제공하던 금리우대를 없애는 식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쥐어짜기에 속도를 내면서 가계대출 폭증세는 일단 주춤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달 10일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5689억원으로 지난달 말(133조6925억원)보다 1235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470조4238억원에서 469조9292억원으로 4946억원 감소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