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대' 안착…산업계, 희비

송고 2023.06.20 15:47 | 수정 2023.06.20 15:54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항공·철강·시멘트 웃고…자동차·조선해운 울고

대한항공, 환율 10원 하락하면 외화평가익 약 310억 증가

현대차, 환율 5% 하락하면 세전이익 664억 감소

대한항공 비행기ⓒ대한항공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안착 조짐에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철강·시멘트업계는 환율 하락으로 이익 증가 및 원가 부담 감소가 기대된다. 그러나 자동차·조선해운은 원화 매출 감소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1원 오른 1282.10원에 개장했다. 8거래일째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1321.6원이었지만 전날 1282원에 마감하며 39.6원(2.99%)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항공업계는 손익 개선과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영업비용의 20~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약 310억원의 외화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원·달러 환율이 이달만 39.6원 떨어졌고 이 수준이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1227억6000억원의 외화평가이익이 생기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 하락하면 세전순이익이 3752억원 증가한다.

철강과 시멘트업계는 원료 구입 시 원가 부담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같은 양을 사더라도 원화 환산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을 수입한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제조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을 전량 수입한다.

반면에 자동차와 조선해운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 매출이 줄어든다.

1분기 말 기준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664억원 감소한다.

조선해운업계도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조선업계는 선박 대금을,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자연히 원화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을 때 계약한 선박이 인도할 때 환율이 900원이 되면 원화 매출이 100원 줄어드는 셈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환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일시적인 등락은 있겠지만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23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USD$	1,347.8	▲14.5
EUR€	1,474.6	▲11.9
JPY¥	903.1	▲8.4
CNH¥	190.9	▲2.0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안착…산업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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