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어 은행·보험사 간담회 개최 예정
금융권, ‘상생금융 시즌2’ 쏟아낼 준비에 총력 기울일 듯
윤석열 대통령발(發) 숙제가 돼버린 금융당국의 추가 ‘상생금융’에 속도가 붙으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 이후 은행·증권·보험 등 각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앞서 금융사들이 공식화한 상생금융안과 관련 부정적 메시지를 내놓자, 금융권 내에선 금융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16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이 자리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 회장과 BNK·DGB·JB 등 지역 금융그룹이 모두 참석할 전망이다.
애초 이번 간담회는 업권별로 목소리를 듣는 차원에서 계획됐던 일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권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융지주가 이행 가능한 상생금융이 주요 주제로 다뤄지게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전반적 시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은행권 비판을 계기로 상생금융 필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도 최근 이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 협회 회장단과 가진 자리에서 “최근 금리상승 과정에서 금융권 순익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그 이익 원천이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혁신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단순히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라는 점에서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9개 회계법인 CEO와 간담회 이후 ”올해 은행의 이자 수익이 아마도 60조원 수준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자면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를 다 합친 것보다도 영업이익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연 반도체, 자동차와 비교해 (은행들이) 어떤 혁신을 했길래 60조원 이자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인 바 있다.
현재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금융이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놓은 가운데 타 업권에서도 보폭을 맞추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상생금융 시즌2를 쏟아낼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도 상생금융안을 마련하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이달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 이어 조만간 은행장, 증권사, 보험사 사장 등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 역시 상생금융 논의를 확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권은 지난 2월 윤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 이후 향후 3년간 10조원을 공급하는 상생금융 강화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카드사·보험사를 잇달아 현장 방문해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번 연말 릴레이 간담회도 같은 수순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서민금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원 출연을 늘리고 관련 상품 취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달라는 주문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처한 고금리 등 악화된 경영 환경 영향으로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의 상생금융안 마련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초 금감원장이 각 업권을 돌며 상생금융 방안을 주문한 것 처럼 이번 릴레이 간담회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취약계층 지원책 논의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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