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여름 휴가철 높은 해외여행 수요에 국제선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항공사들이 기령 20년 이상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20년 이상의 항공기는 총 60대로 전체 15.2%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2000년 이전에 제작된 항공기는 10대에 달한다.
기령 20년 이상의 항공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대한항공이다. 실제 운영하는 기령 20년 이상의 항공기는 24대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항공기(161대) 중 14.9%에 달하는 수치다. 대한항공의 기령 20년 이상 항공기는 모두 여객기로 에어버스사의 A330-300가 13대, 보잉사의 B777 계열이 4대, B737-900 7대로 집계됐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13대(화물기 8대 포함), 진에어 6대, 제주항공 4대(화물기1대 포함), 에어부산 3대, 티웨이 1대 순서로 기령 20년 이상 항공기 보유 대수가 많았다.
진에어는 기령 20년 이상의 항공기 비율이 가장 높다. 진에어가 보유한 보잉사 항공기 29대 중 20.7% 비중의 6대가 20년 이상의 항공기다. 진에어가 보유한 항공기 5대 중 1대가 노후화된 셈이다. 진에어는 올해 542억2900만원, 내년 2317억64000만원을 들여 경년 항공기 교체를 계획 중이다.
문제는 최근 항공사들이 높은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국적사 항공편은 총 13만6357편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2%(1만6964편) 증가한 수치다. 항공기 제조사의 생산 지연으로 인도 시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항공기가 증편된 운항 스케줄을 소화한 것이다.
여기에 항공기 결함으로 인한 지연과 회항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항공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이에 20년 이상의 항공기가 늘어나는 운항 횟수를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에서는 20년 이상의 항공기에 대한 의견이 나뉜다. ‘기령이 짧은 항공기가 기령 20년 이상의 항공기보다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과 ‘20년 초과 항공기는 특별 정비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대립된다.
실제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항공사가 20년 초과 항공기를 운영하는 경우 국토부장관에게 주기적으로 운영현황, 정비계획, 수리내용 등을 보고해야 한다.
국토부는 세월호참사 이후인 2015년 5월에 8곳의 국적항공사와 ‘20년 초과 경년항공기 안전관리를 위한 자발적 이행 협약’을 체결했다. 노후된 항공기에 대한 국민의 안전우려를 고려해 정부와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경년 항공기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한다는 의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년 초과 항공기는 기체 피로도 점검, 항공기 주요 기골에 대한 수리․개조 적합성 검사 등 세부적인 점검을 하고 있다”라면서 “운항 스케줄에 맞춰 주요 부품에 대한 점검 및 수리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해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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