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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게 터졌다?…위메프·티몬 정산 지연에 커지는 큐텐 부도설

  • 송고 2024.07.24 11:13 | 수정 2024.07.24 11:24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판매자 이탈 지속되면 연간 거래액 7조 분해 될 수도

티몬·위메프 2020년부터 자본잠식 사태해결 역부족

가용 현금 100억 안짝인데 여행 미수금만 ‘1000억’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개별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개별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큐텐 계열사의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그룹 전반의 유통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티몬과 위메프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어 개별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위메프가 “500여 개 파트너사에 대금 정산을 지연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입장문을 낸 지 1주일 만에 티몬에서도 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


티몬은 지난 22일 판매자들에게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티몬 측은 정산금 지연 이유에 대해 “일부 판매자가 판매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소비자도 구매를 줄이면서 티몬의 상품 거래에 여파가 미쳤다”고 설명했다.


거래 규모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정산금 지연 사태가 확산하면서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판매자 이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과 현대홈쇼핑, GS리테일, 신세계, CJ ENM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철수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금 지연 사태가 큐텐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 중단과 주문 취소 등이 이번 사태를 키운 것인데 판매자 이탈이 계속 이어지면서 큐텐그룹의 대금 지급이 전면 중단 될수도 있어서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까지 큐텐그룹 계열사의 파트너사는 6만 개에 달한다. 3개사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으로 7조원에 가깝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금 지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셀러들의 신뢰성이 약화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가전 및 여행서비스 등 셀러들의 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품군은 여행서비스로 최근 온라인 성장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큐텐 온라인쇼핑업체 성장세는 주춤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미지급된 대금을 가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 상황은 이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위메프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2440억원으로 전년(-1441억원)보다 낙폭이 더 크다. 지난해 부채 총액 또한 3318억 원으로 전년 동기(2608억 원) 대비 27% 증가했다.


자산 총액은 전년(1137억 원) 대비 19% 감소한 92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총자산보다 3배(361%) 넘는 것이다.


티몬의 경우도 2022년 자본총계가 -6385억원으로 전년(-4727억원)보다 재무 상태가 더 악화됐다. 티몬은 큐텐에 인수되기 전인 2016년에도 자본총계가 -206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됐고, 큐텐에 인수된 후인 2022년에도 자본총계 -6385억원으로 전년(-4727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보유 현금 역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티몬의 2021년 기준 555억 원이던 현금(보통예금)은 2022년 80억 원으로 급감했고, 그중 16억 원은 지급보증서 발급을 위한 담보가 잡혀있는 상태다. 이는 티몬이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60여억 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티몬과 위메프에 누적된 미수금은 여행 카테고리에서만 1000억원을 넘어 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큐텐그룹은 지난 2022년 티몬을 인수한 뒤 지난해 연이어 위메프와 인터파크를 사들이고 올해 2월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위시와 국내 오프라인 채널 AK몰까지 인수했다.


위시 인수에만 23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는데 큐텐그룹은 계열사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정산에 쓰지 않고 인수 대금을 막는데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티몬·위메프 등의 파산신청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티몬은 올해 4월 마감이었던 감사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통상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것은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파산 신청이 이뤄질 경우 파산관재인이 남은 자산을 관리하면서 매각을 추진해 투자자와 미수금이 있는 셀러들에게 자산을 배분하는 절차로 진행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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