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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형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바라보며

  • 송고 2015.12.15 17:58 | 수정 2015.12.15 18:24
  • 이광표 기자 (pyo@ebn.co.kr)

ⓒ

"재벌총수라는 지위를 앞세워 개인의 이익을 취하면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판결을 내리기 직전 이재현 회장의 실형 선고를 암시하는 재판장의 목소리에 법정 곳곳에선 깊은 한숨소리가 들렸다. '오너의 귀환'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이날 자리에 함께했던 CJ 관계자들의 탄식이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결국 실형 선고를 면치 못했다. 불과 한달 전 배임죄 등이 일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됐을때까지만 해도 CJ그룹은 "형량 재고의 기회를 얻어 다행"이라며 반색했다.

이날 선고 직전까지도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의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였다. CJ그룹 내부에서도 섣부른 기대는 조심스러워했지만 내심 실형만은 면할 것이란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이재현 회장도 지난달 열린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 "모든게 내가 부족한 탓이다. 건강을 잘 회복해 선대 유지인 사업보국과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울 기회를 재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자신에게 기회를 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이 회장의 간절한 호소도 '사업보국 기회 부여'라는 주변의 기대도 냉정한 재판부의 판단을 뒤바꾸지 못했다. 경영자로서 사실상 시한부나 다름 없는 최악의 건강상태도 재판부에겐 관용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판결이 끝난 뒤 재판장이 퇴장 한 이후에도 이 회장과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휠체어에 힘겹게 몸을 의지한채 실형 선고를 받아 든 이 회장의 얼굴엔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 회장을 떠나 보낸 뒤 남아있던 CJ그룹 관계자들은 도처에 흩어져 각자의 고민에 빠진 듯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예상을 빗나간 결과였는지 기자들의 질문에도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재판부의 실형 선고로 CJ그룹의 미래도 캄캄해졌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사업계획도 원점에서 다시 짜야할 노릇이다. 신사업은 물론 대규모 인수합병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모든 경영 현안도 치명타가 불가피해졌다.

이 회장이 '사업보국'이라는 선대의 유지를 따라 일궈온 무수한 사업과 그 속의 성과들로 인해 CJ는 오너의 존재가 컸고, 지난 3년과 앞으로의 경영공백은 더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재판부는 "재벌 총수라도 법 질서를 경시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조세포탈을 저지르면 엄중히 처벌 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사법부는 우리 사회를 지키는 중요한 보루중 하나다. 사법부가 무너지면 사회질서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법부가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사법부의 판결은 법과 양심에 따라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어떠한 편견도 없이 내려져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득 3년 전 들었던 사법부 수장의 말이 떠올랐다. "대기업 회장이라고 해서 피해갈 수도 없지만, 반대로 재벌이라고 해서 엄벌할 수도 없다." 지난 2012년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 당시 했던 말이다. 이번 선고와 관련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혹여라도 재벌이라는 이유로 부당과 탐욕 등의 편견이 개입되진 않았는지, 재판부의 판단에 재벌의 오너 경영인이라는 편견이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기자 역시 이날 판결이 어떠한 편견 없이 내려진 결과라 믿고 싶다.

다만, 이미 예고된 이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편견 없는 재판부의 판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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