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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증후군 혁신이 소니·샤프 생사 갈랐다

  • 송고 2016.09.09 16:58 | 수정 2016.09.09 17:00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미국 서드파티 의견 반영 영어권 시장서 성공

샤프, 액정 사업 등 사업 전반 글로벌 변화 대응 못해 적자 지속

일본 대표 전자기업으로 일컬어진 소니와 샤프의 엇갈린 명암이 조명받고 있다. 대만 폭스콘의 피인수기업 처지가 된 샤프와 다시금 IT 트랜드를 이끌 기업으로 자리를 다지고 있는 소니의 입지가 상전벽해 수준이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샤프의 입지가 달라진 이유는 일본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갈라파고스 신드롬' 극복 여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란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세상과 동떨어져 단절, 고립된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이 용어는 일본 총무성(MIC)이 지난 2007년 발표한 '일본 무선전화 시장 보고서'를 통해 소니, 샤프 등 위상을 떨쳤던 일본 전자업체의 추락을 갈라파고스에 비유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주목받는다.

소니의 회복세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소니의 지난해 1분기(4~6월,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969억엔(약 1조418억원)을 나타냈고, 순이익은 824억엔(약 8858억원)으로 207.5% 급증했다.

최근 발표한 소니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11억엔(약 2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74%나 감소했으나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390억엔 적자)보다는 매우 선방한 수치다. 지난 4월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으로 구마모토 소재 이미지 센서 공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반도체 관련 수익이 악화됐음에도 거둬들인 성적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게임·네트워크서비스 사업부가 이끌었다. 이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440억엔(약 4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8%가 게임사업에서 나왔다.

블룸버그는 "소니는 큰 폭의 실적부진이 예상됐지만 게임사업에서 놀라운 실적을 내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며 "하반기 VR(가상현실)시장에 진출하면 성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소니의 게임기기 '플레이스테이션4'는 올해 5월 누적 판매량 4000만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영어권 시장이 주요 판매처다.

소니가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탈피할 해답도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미국의 서드파티(Third party, 상품의 공식적인 제작회사 외 중소규모 개발자들이 주어진 규격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에 의한 소프트웨어 제작 환경에 주목, 현지 시장에서 서드파티의 영향력을 감안해 이들의 의견을 플레이스테이션4 개발 초기단계부터 반영했다.

그동안 철저하게 고수해 왔던 일본 시장 우선주의인 '인소싱(Insourcing) 방침'을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이에 플레이스테이션4는 일본보다 영어권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주택 규모가 작은 일본은 스마트폰 및 소형 휴대용 게임기로 주류가 이동한 상태지만 상대적으로 집이 넓은 영어권 유저는 여전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형 게임을 선호한다.

또한 영어권 유저는 일본에 비해 전쟁·전투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등 성향의 차이를 나타내며 소니는 유럽·미국 시장에서 일본보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5년 중국이 콘솔 게임기 판매를 전면 허용하면서 콘솔 시장 수요처가 더 팽창된 것도 소니의 성장에 있어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PWC는 중국 콘솔게임 시장규모가 오는 2020년까지 14조원 규모로 연평균 7.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회복세를 타고 소니는 VR, 로봇, 스마트홈 등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에 연구개발(R&D) 및 신제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다시 글로벌 IT기업으로 우뚝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에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연결할 수 있는 가상현실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한다.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위해 도쿄전력과도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주택 서비스 업무 제휴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엑스페리아 XZ' 같은 신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새 판이 짜이게 될 타이밍에 맞춰 선두 자리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샤프펜슬 성공을 시작으로 일본 최초로 라디오, TV, 전자레인지를 양산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LCD(액정디스플레이) TV를 제작한 샤프의 실패는 한국 기업들에게 반면교사의 사례로도 언급된다.

샤프의 실패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다. 브라운관 TV에서 대형 LCD TV로 시장이 변화하기 시작하자 삼성·LG는 재빠르게 대형 LCD 생산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직접 만든 LCD로 보르도 TV를 만들어 2006년 소니와 샤프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샤프는 중소형 LCD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잃게 됐다. 시장의 트랜드 변화에 둔감했던 것이다.

이어 LCD가 시장 포화상태에 다다르며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힐때도 샤프는 기존에 우위를 가진 LCD 분야에 투자를 고집했다.

그 결과 과잉 생산과 수요 부족을 겪으며 2011년도부터 샤프는 적자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 같은 액정 사업의 부진은 결국 샤프가 폭스콘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샤프처럼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한 기업의 사례가 나타나면서 일본 기업들에게도 '자국시장 우선주의'에 대한 경계론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인들은 자국시장을 갈라파고스라고 일컬으며 외부환경과 격리된 환경을 갖췄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갈라파고스 시장을 우선시하는 것 대신 보다 큰 시장을 노리는 마케팅 전략은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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