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수입 각각 3.4%↑·-0.6%↓.."여타국 대비 양호한 수준"
한미 간 투자유치액 사상 최대치 기록..고용창출·경제성장 기여
[세종=서병곤 기자] 오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5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양국 간 FTA가 상호 호혜적인 효과를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기 위축 속에도 양국의 상품교역은 FTA 발효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서비스 교역 역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양국 간 투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자국의 고용창출 등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미 서비스 수입 지속 확대..미국 교역수지 적자폭 개선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가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후 양국 간 상품교역은 5년간 연평균 1.7%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교역이 -3.5%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선전한 것이다.
대미(對美) 수출은 5년간 연평균 3.4% 증가해 세계 수출(-2.3%) 및 일본(-9.3%), 중국(-1.5%), 아세안(0.7%) 등 여타국 수출 대비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산업별로 보면 자동차(12.4%), 자동차부품(4.9%), 반도체(4.2%), 원동기 및 펌프(7.7%) 등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자동차(작년 전체 대미수출 중 24.1% 차지)의 경우 2015년까지 FTA 관세가 인하되지 않았으나, 품질향상, 미국 민간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수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3.2% 수준으로, FTA 발효 전인 2011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해 일본(0.2%p), 대만(-0.1%p) 등 주요 경쟁국 보다 선전했다.
대미 수입은 5년간 세계 수입 수요 감소(-5.0%)에도 불구하고, 낮은 감소폭(-0.6%)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과를 시현했다. 일본(-7.0%)과 호주(-10.4%), 사우디(-15.7%)보다 감소폭이 현저하게 낮은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1.9%) 및 제조용장비(-0.2%), 사료(-8.5%) 등의 수입이 감소했으나, 관세가 인하된 자동차(35.5%), 육류(2.1%), LPG(314.2%) 등의 수입 확대로 감소폭이 완화됐다.
미국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FTA 발효 이후 지속 상승하며 지난해 10.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한국시장 점유율(11.7%)과 비교해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FTA 발효 후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4.8%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9.9%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한-미 FTA 수출활용률은 지난해 16년 75.6%로 FTA 전체 수출활용률(72.2%) 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양국 간 서비스 교역은 2011년 대비 평균 8.8% 증가했다.
대미 서비스 수출은 FTA 발효 후 2012~2015년까지 평균 8.1% 증가했다. 이는 주로 운송서비스(13.0%), 여행(13.3%) 및 R&D·법률·회계 등 기타사업서비스(23.4%)등의 수출 증가에 기인한다.
같은 기간 대미 서비스 수입은 지재권(42.3%), 통신서비스(38.8%) 및 R&D·법률·회계 등 기타사업서비스(4.9%) 등의 수입 증가로 평균 9.2% 급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서비스수지 흑자폭(연평균 10.8% 증가)이 크게 확대되면서 대한 교역수지 적자폭이 2014년 -140억 달러에서 -117억 달러로 개선됐다.
◆미국 내 한국기업 1만개 고용창출..정부 "FTA 재협상 우려 불식 노력"
FTA 발효 이후 2012~2016년까지 대미 투자액은 370억 달러로 FTA 발효이전(2007~2011년)에 비해 60.2%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인 129억 달러를 기록했다.
모비스, LG화학, 포스코 등 소재·부품회사들이 미 러스트 벨트(중북부 공업지역)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LG전자의 테네시주 드럼·통돌이 세탁기 생산 공장 투자,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의 에너지원 개발 및 석유화학 공장 건설 등이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미국의 투자유치액은 전체 202억 달러로, 발효전 대비 112.4%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사상 최대치(5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 내 한국기업들은 1만개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현재 4만5100명을 고용했다.
한국기업들이 제공하는 연 평균임금은 9만2000달러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정부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측에 양국 간 FTA가 상호 호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앞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일 로스 미 상무장관과 첫 회동을 갖고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피력한 바 있다.
주 장관은 "한-미 FTA가 발효 5주년을 맞는 비교적 초기 단계의 무역협정"이라며 "23년이 지나 새로운 상황에 맞춰 업데이트가 필요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른 무역협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신의 협정이니 앞으로 더욱 충실한 이행을 통해 확대·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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