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안건 공시 의무 부재…물적 분할 힌트도 전혀 없어
한화다이나믹스·한화파워시스템·한화정밀기계 7월1일 분사
한화테크윈이 물적 분할을 선언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회사 분할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을 뿐더러 물적 분할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화다이나믹스·한화파워시스템·한화정밀기계·한화시스템 등 4곳을 자회사로 두겠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100%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회사다. 또 한화다이나믹스·한화파워시스템·한화정밀기계 등 3개는 한화테크윈의 사업부문을 각각 떼어내 독립회사로 새롭게 출범할 기업이다. 이들 회사는 오는 7월1일 분사될 예정이다.
갑작스런 물적 분할 소식에 증권업계는 당황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 안건을 공시할 의무가 없기도 하고 회사에서 물적 분할에 관한 어떠한 힌트도 없었다"며 "관계자들도 한화테크윈의 물적 분할 가능성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간 증권사들은 한화테크윈의 사업 전망에 대한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근 인도 L&T(Larsen and Toubro)사와 맺은 K9 자주포 수출 계약 건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증권업계는 물적 분할 이슈에 관한 자료를 쏟아냈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중장기적으로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금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주주 입장에서 가치가 재평가 될 것으로 봤다.
또 KB증권 리서치센터는 한화그룹 내의 방산사업의 재조정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다이나믹스와 이 회사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가 합병해 시너지(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전날 3%대 상승세를 보였던 주가는 이날 약보합에 거래 중이다. 오전 11시8분 현재 한화테크윈은 전날보다 300원(0.56%) 내린 5만2800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이 인적 분할이 아닌 물적 분할을 택한 게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이라며 "인적 분할과 달리 물적 분할은 밑에 자회사를 두는 형태여서 자회사 사업부가 매각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리해보자면 물적 분할은 분할되는 지분을 자회사의 형태를 갖춘 종속회사에 준다. 이와 달리 인적 분할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만큼 새롭게 생겨난 신설회사 주식까지 주주에게 돌아가는 형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분리시켜 전문화할 수 있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어 경영효율성 제고도 가능하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각 사업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한화테크윈의 기업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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