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종합대책] 대출규제 첫날, 강남·강북 부동산 "거래 절벽 현상 우려"

송고 2017.10.24 16:30 | 수정 2017.10.24 16:30
서호원 기자 (cydas2@ebn.co.kr)

가계부채대책 발표로 상승세 중인 부동산 시장 한동안 침체 우려

서민 실수요층 대출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 더욱 힘들어질 듯

ⓒEBN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후 시장이 더 조용해졌어요. 8.2대책에 이어 대출까지 꽉 조이면서 한동안 거래는 잠잠할 것 같아요. 아마도 올 연말까지 관망세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10.24부동산대책에 따라 중도금 대출 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추면서 가계부채를 잡고, 신 DTI와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이 도입되는 가운데 강남과 강북 부동산 시장이 숨죽이고 있다.

가계부채 대책을 시작으로 내달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강남·강북 부동산 시장은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다.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번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대책은 신 DTI와 DSR(을 도입해 다주택자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다중 채무자와 저신용 저소득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대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 DTI보다 소득을 상세하게 평가하고, 부채 원리금의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포함시키는 신DTI를 도입,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로 인해 재건축 강세를 보인 강남 재건축 일대는 관망세가 짙어진 상태다. 특히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를 비롯한 잠실 일대 재건축 시장 분위기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잠실동 C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대책과 다음달 추가 규제 발표 예정으로 매수 대기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집주인들은 답답한 마음에 시세보다 조금 낮춰 내놓지만 거래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동 E부동산 관계자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보통 전세를 끼고 대출을 안고 사는 게 대부분인데 대출을 조이면 거래시장이 상당히 움츠러들고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잠실주공 5단지ⓒEBN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개포동도 매수 문의가 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개포주공 1단지 L공인 대표는 "거래 가능한 물건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있으나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매도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한 채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중"이라며 "당분간 매수·매도자간 눈치싸움이 지속되고 가격도 다소 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두 달여간 재건축 수주 열기로 뜨거웠던 반포동 일대는 시장 침체를 우려했다. 서초구 반포동 S부동산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돼 이제 집을 쉽게 살 수가 없으니 시장이 얼어붙게 될 것 같다"며 "시장이 지금보다 더 거래 절벽으로 가고, 내년 초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강동구 일대는 가계부채 발표에 따라 매수자와 매도자간 힘겨루기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구 K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대출규제와 더불어 향후 금리 인상, 세금 강화까지 적용되면 앞으로 점점 매매가 힘들어지니 매수자들이 움츠려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북 지역은 이번 대출 규제 강화로 강남보다 분위기가 더욱 침울한 상태다. 이번 대책이 다주택자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고는 하지만 실수요자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원구 노원구 상계동 S부동산 대표는 "오히려 서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지역에서는 강화되는 대출규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요즘 거래도 잘 이뤄지지 않는데 대출도 강화되니 강남 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서민층에게는 내 집 마련이 상당히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도금대출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연내 규제가 잇따라 나올 예정이라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침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는 이번 대출 규제, 향후 금리인상 등 여러 변수가 혼재돼 있어 주택시장 분위기는 한동안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와 향후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려 있어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내년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경우 그때 시장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2대책에 이어 대출 강화,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시장이 한동안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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