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경찰 수사 계속…조종사 노조와 마찰 지속
대한항공·진에어, 꾸준한 성장세로 그룹 성장 밑거름 역할 기대
올해로 창립 72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이 '우울한 생일'을 맞았다.
지난해 모태기업 격이었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총수에 대한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 탓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에 따라 올해 기념일도 지난해에 이어 모기업인 ㈜한진 내부행사로 조용히 진행될 예정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주)한진 직원들은 오늘(1일) 휴무에 들어갔으며 2일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는 우수 직원들을 포상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양호 회장 경찰 조사 현재진행형…조종사 노조와 마찰도 지속
한진그룹의 가장 큰 악재는 역시 조양호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과거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올해는 조양호 회장이 호텔 신축 공사비 일부를 빼돌려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 쓴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됐다.
다행히 현재는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지만 최근 경찰이 조 회장의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 안팎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던 지난해와 같이 조용한 기념일을 보내기로 결정하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각 계열사의 손실 부담이 상당해 그룹 전체의 재무여력이 저하된 상황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게 되면 기업 이미지 뿐만 아니라 그룹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노사 간에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이다. 특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은 한진그룹이 풀지 못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초 '소통경영'을 강조하는 조원태 사장의 취임으로 노사 갈등 해결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임금협상 문제를 둘러싼 대한항공 노사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11년 만에 파업을 단행한데 이어 성수기를 앞둔 올해 추석 황금연휴에도 파업 예고와 철회를 반복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항공부문 계열사 '선전'…대한항공·진에어, 꾸준한 성장세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자회사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실제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항공여객 수요에 힘입어 양사 실적은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진에어가 '폭풍 성장'을 이어가면서 그룹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진에어는 올 상반기 전년 대비 30.3% 증가한 423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32.5% 성장한 466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탄탄한 실적 덕에 상장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진에어는 오는 12월 초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31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진에어는 제주항공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LCC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진에어의 성공적 상장은 모회사인 한진칼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 파산에 따라 약화된 그룹의 재무구조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경우도 올 4분기를 포함한 앞으로의 실적이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 초 차세대항공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 도입으로 기단 경쟁력을 높인데 이어 미국 최대 항공사 델타항공과 JV(조인트벤처) 설립으로 태평양 노선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향후 국내 항공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강화가 불가피한 만큼 양사의 협력이 그룹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조양호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LA윌셔그랜드호텔이 개장하면서 항공·호텔업 간 연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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