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사업 중 자동차할부금융 수익 비중 '97%'
KB국민은 1년 새 21억원서 89억원으로 '4배 성장'
카드업계가 주력이었던 신용카드업에 더해 자동차할부금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명실상부한 '투트랙 전략'이다. 악화되는 수익성의 극복을 위한 행보다.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상한을 2.3%로 0.2%포인트 인하하기로 하는 등 신용카드업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40조원 규모로 블루오션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할부금융사업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려다 주는 부문은 자동차할부금융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국내 5개 전업계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는 올해 1분기 521억원의 할부금융수익을 올렸는데, 이 중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이 505억원으로 97%를 차지한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 1분기 자동차할부금융 수익(505억원)을 1년 전 368억원과 견줘보면 37%나 급증했다. 5개 카드사 전체 할부금융자산도 작년 3월 8318억원에서 1조182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실적 상승세는 눈에 띈다. 카드업계에서 먼저 할부금융에 진출한 신한카드가 올 1분기 236억원의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을 올려 우위를 이어가고 있으나, KB국민카드는 지난해 21억원에서 올 1분기 89억원으로 4배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사측이 2016년 신설한 '신금융사업부'가 뒷받침됐다. 자동차 할부 금융서비스 제공 및 영업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다. 초기 안착과정을 거쳐 최근 들어 본격적인 할부금융 실적 상승세의 추동력이 되고 있다. 할부금융에 특화된 KB캐피탈과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에는 금융부 하나만 있었으나, 신금융사업부라는 부서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할부금융을 강화했다"며 "오토금융팀, 할부금융팀 등을 통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지난 5월 모바일로 24시간 365일 자동차 할부금융 한도를 조회하고, 다이렉트로 신청까지 가능한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를 출시하며 젊은층 고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차종·기간·대출신청금액과 관계없이 고객 이름과 주민번호만 있으면 언제나 자동차 할부금융 한도 조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도 조회의 경우 롯데카드 회원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카드는 전월실적에 따라 월 할부납부금을 최대 1만원 할인해주는 자동차할부 특화카드 '마이카 우리카드'를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할부금융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신한·삼성카드의 서비스 개발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신성장BU(Business Unit)'를 새로 구성해 할부금융을 강화했다. 할부영업팀과 함께 리스·렌탈 영업을 담당하는 리스렌탈팀을 신설해 신성장BU 산하에 뒀다.
삼성카드는 2016년 7월 옵션별 차량 가격 비교부터 할부, 리스, 일시불 등 자동차 금융상품을 원스탑으로 고를 수 있는 '다이렉트 오토'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차 전용 플랫폼 '다이렉트 오토 중고차', 업계 최초 '신차 단기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카드사들이 자동차할부 서비스 개발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여전히 시장이 전도유망하기 때문이다. 박지홍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금융시장의 규모는 현재 40~50조원 규모이며 오는 2025년 약 60조원 이상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홍 연구원은 "2012년 약 2800만원 수준이었던 신차의 1대당 평균 판매금액은 2017년 약 3500만원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거에 비해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이는 결국 자동차금융의 니즈 확대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타사들도 자동차할부금융에 뛰어드는 것은 결국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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