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신뢰도 하락부터 증권사간 소송 난타전까지
삼성·유진證 '유령주식' 사태 및 한화·이베스트證 ABCP
올해 코스피 시가 총액이 지난해 연말 대비 244조원이 증발했다. 무엇보다 증권가는 시총과 투심의 '두 마리 토끼'를 잃었다. 증시 급락에 더해서 유령주식 사태, CERCG발 ABCP 사태 등 시장 신뢰의 위기가 초래됐다.
증권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하락시킨 유령주식 사태는 최초 삼성증권에서 시작됐다. 삼성증권은 4월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 2018명에서 배당금 28억10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현금 대신 28억1000만주를 입고했다. 담당 직원의 전산 입력 착오였다. 배당착오 규모만 112조원에 달한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주식 즉 '유령주식'이 매매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확인은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오배당이 일어난 가운데 21명의 삼성증권 직원은 약 1200만주에 달하는 주식 매매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500만주가 넘는 계약이 체결되면서 일각에서는 모럴헤저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배당 과정에서 오류를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일부 직원들이 매매에 나섰다는 말이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발생하자 증권가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특히 일부 삼성증권 직원들이 내놓은 대량 물량으로 당시 삼성증권 주가는 11% 넘게 급락했다.
해외판 유령주식 사태도 발생했다. 8월 유진투자증권은 해외 주식 권리배정을 진행하던 중 한 고객을 누락시켰다. 본래 이 고객이 구매한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 종목 가운데 하나인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다우30'은 미국 시장에서 병합되면서 주식 수는 4분의 1로 줄고 1주당 가격은 4배 상승해야 했다. 그러나 권리배정이 미반영되면서 이 고객이 보유했던 해당 주식 665주의 가격은 4배 상승했다. 이 고객은 매매를 통해 17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이번 사태는 증권사의 해외 주식 권리배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증권사 업무에 대한 불신도 키웠다.
유령주식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자 예탁결제원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예탁원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보유 주식 및 채권 등을 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예탁결제기관이기 때문이다.
증권사간 불신의 골도 생겼다. 이른바 '선수'인 증권사끼리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디폴트 국면을 맞으면서 손실이 불가피해져서다. 5월 한화투자증권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금정제십이차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함께 중국 CERCG의 역외자회사 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165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 ABCP는 CERCG오버사이즈캐피탈의 회사채가 디폴트 국면을 맞으면서 크로스 디폴트 국면을 맞았다. 해당 ABCP를 구매한 증권사는 △현대차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등이다.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진 증권사들은 소송전에 돌입했다. 7월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서울남부지법에 현대차증권을 상대로한 매매계약 이행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ABCP 물량을 현대차증권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현대차증권은 한화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장을 접수했다. 9월 현대차증권 법무실은 ABCP 발행을 담당했던 한화투자증권 담당자를 회사채 판매과정에서 중요사항을 알리지 않은 혐의로 고소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11월 부산은행과 하나은행 ,12월 KB증권 등으로부터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등의 혐의로 피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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