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 정식 출시 가전기기 연결 허브 역할
올해 국내 AI 스피커 보급 800만대 예상…"후발주자 핸디캡 극복"
삼성전자가 올해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구글과 아마존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4월 늦어도 상반기 안으로 자사의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9 출시 행사에서 갤럭시홈을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같은해 11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갤럭시홈을 정식 공개했다.
갤럭시홈은 높이 20cm가량에 메탈 다리가 세 개 달린 작은 항아리 모양이다. 하만의 AKG 스피커가 6개 내장돼 사용자의 방향에 맞춰 소리를 내고 마이크가 8개 내장돼 멀리 있는 사용자 목소리도 인식한다. 음원업체 스포티파이와 제휴해 음악을 재생한다.
특히 빅스비 2.0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은 물론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300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홈은 지난해 말 국내와 미국에서 전파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갤럭시홈을 중심으로 AI 기술을 통해 연결된 각 기기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내년까지 삼성의 모든 전자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출시일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 'Galaxy Home Coming Soon'이라는 문구를 걸어 놓았다. 조만간 출시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AI 스피커는 검색과 단순한 문답에 한정되지 않는다. 집안의 가전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의 에코와 구글의 홈이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기준 스마트 스피커 사용자 1011명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 스피커 모델을 조사한 결과 아마존 에코 시리즈가 63%로 가장 많았고 구글 홈 시리즈는 17%, 애플 홈팟 사용자는 4%를 기록했다.
아마존 에코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2016년 SK텔레콤이 최초로 AI 스피커를 선보인 이후 지난해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LG전자 등이 연이어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구글은 지난해 말부터 AI 스피커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 판매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영상통화가 가능한 10인치와 15인치 태블릿형 스마트 스피커 '포털'을 공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펴낸 '2019 디지털 미디어 & 마케팅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AI 스피커 보급 대수는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17년 100만대 수준이던 AI 스피커 보급 대수는 지난해 300만대로 뛴 데 이어 올해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후발주자이다. 빅스비의 AI 수준이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짧은 시간에 AI 수준을 끌어올리기는 힘들다"며 "애플의 홈팟처럼 스피커 품질을 높이는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AI 스피커 기술력이 발전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AI 스피커 이용자의 전반적 만족률은 4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브랜드별로는 카카오 '미니'가 50%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네이버 '클로바(46%)', SK텔레콤 '누구(44%)', KT '기가지니(43%)' 순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현재 AI 스피커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는 높지 않고 불만의 주된 이유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며 "AI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이 자연스러운 대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우선 개선 과제가 무엇인지 자명하다"고 분석했다.
해외 사례를 볼 때 향후 음성인식률의 향상과 더불어 커머스·스마트홈·건강관리 등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이 국내 AI 스피커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은 이미 플랫폼 공개를 통해 서비스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플랫폼을 제공하면 AI 기술력 보다 서비스가 더 중요해진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AI 활성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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