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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피한 저축은행…'10% 적금' 초고속 매진

  • 송고 2019.07.09 13:03 | 수정 2019.07.09 13:03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일본계 SBI·JT·OSB 영업에 별다른 이상동향 없어…"금융상품 특성 달라"

이병태 교수 "일본 정부·국민 분리해서 대응해야…우리 경제만 나빠진다"

SBI저축은행 '10%자유적금' 조기마감 안내 공지ⓒ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 '10%자유적금' 조기마감 안내 공지ⓒSBI저축은행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와중에 일본계 저축은행의 적금상품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 대조를 이뤘다.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더 높은 수신금리를 찾는 투자심리가 더욱 절박했던 결과라는 해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이 지난 8일 오전 10시 모바일 뱅킹 앱 '사이다뱅크'를 통해 출시한 연 10%(세전) 자유적금 상품은 2시간여만인 오후 12시 21분에 5000명 한도가 마감됐다.

사이다뱅크를 알리기 위한 이벤트성 상품이다. 1990년대에나 찾아볼 수 있었던 10% 이자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탔다. 가입 수요자가 폭주했다. 당일 오전 9시 50분께부터 수천명의 대기자가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10시 26분쯤에도 '대기시간 27분 37초, 앞에 1653명의 대기자가 있습니다'라며 길다란 대기줄을 형성했다. 이 대기시간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면서 불안정한 서버 상태를 보여줬다.

이에 SBI저축은행은 "고객님의 성원에 힘입어 '10%자유적금' 판매한도가 조기에 소진돼 특판이 종료됐습니다"라며 "무엇보다 이용자가 급증해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더 좋은 상품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공지를 띄웠다.

재테크를 다루는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서는 "가입 성공했다", "비대면 개설내역 때문에 사이다 실패네요" 등 가입 시도 후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이 중에는 '사이다 일본 자금 아닌가요'라는 글도 게재됐다. 이 글에는 "역마진 상품 발라먹는 애국이죠", "완벽하게 안 하셔도 불매운동에 도움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의 기준에서 '애국'에 부합하는지는 더욱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저축은행을 비롯한 예금취급기관은 예·적금 수신고를 대출 영업자금으로 활용한다. 이걸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율)로 따진다. SBI저축은행은 올 5월 가계신용대출 평균대출금리가 19.74%였다. 또한 사이다뱅크 앱을 설치하고 적금 가입까지 성공한 고객 규모가 상당수인 만큼 실제 이용으로 이어질 '잠재 고객'이 없다고 예단할 수 없다.

또 다른 일본계 저축은행인 JT저축은행·JT친애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역시 영업점 일선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수신고가 줄어드는 등의 동향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는 전언이다. 일부 누리꾼들이 자체적으로 '불매 리스트'를 제작해 배포하는 양상과는 결이 다르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불매운동 열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이유는 무엇일까. 식음료와 같은 소비재와 달리 금융상품의 경우 이용주기가 더욱 길고, 경기 민감도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영업 저축은행의 여신 총잔액은 60조1204억원이었다. 2014년 6월(27조5698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154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조8000억원(4.9%)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인 3.9%를 1%포인트 상회하는 수치다.

아울러 도소매업 자영업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은 2017년 말 239.4%에서 2018년 294.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2016년 3분기(0.34%) 이후 최고 수치다. 경기 부진에 빚을 낸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감소하며 대출 연체율도 올라가는 양상이다.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아 주로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 돈이 안 벌려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계·일본계를 따질 이유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저성장 금융환경에서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들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저축은행 수신은 올해 1월 말 60조8770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특별하게 변화된 상황이 없어 기존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금융상품의 금리가 높고 낮음에 따라 고객들은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부분이 크다. 예컨대 개인신용대출상품의 경우 대출액이 1000만원이라 할 때 금리가 평균 4% 낮다면 40만원이 세이브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융업의 상품구조는 일반 소비재나 유통과 같이 일회성이 아니라 이용기간이 길다"며 "1년 단위로 빌리거나 예금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관여도가 더 높다. 상품이 안 좋다면 한국계냐 일본계냐를 떠나서 선택 자체를 안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피상적 기준으로 전개돼선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금융과 산업이 다국적화되고 상호 연계성이 심화하고 있는 양상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하는데 이러면 우리경제에만 나쁘고 한일간에 적대감만 증가시킬 것"이라며 "일본제품, 한국제품이란 인식도 단순한 생각이다. 일본제품 속에 한국부품 투성이고 한국제품 속에 일본부품 천지고 일본 상표지만 한국이나 중국제품 천지인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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