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승에 저유황유 수요 증대…유류비 부담 가중 전망
스크러버 장착해도 저유황유 적용…유류할증료 도입 글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량 허용치를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것)가 다가오면서 해운업계에도 전운이 감돈다.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선 저유황유 사용이 가장 손쉬운 대비책으로 꼽히나 최근 이란 피습으로 기름값이 급등한 데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해운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설치비용이 들지만 운항 2년이면 배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이유로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를 늘리는 추세긴 하나 이 또한 해운사들의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진 못한다.
현재 도입되는 스크러버는 대부분 개방형 스크러버로 IMO 환경규제에는 대응할 수 있지만 해양오염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오염수 배출통제해역(ECA)을 지정해 이 지역에선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한다.
결국 스크러버를 장착했음에도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곳이 있어 유류비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해운사들은 이 같은 부담을 덜고자 유류할증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선주들의 반발이 커 쉽지 않은 상황이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격 당한 사우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일본 최대 정유사 JXTG에너지에 공급할 원유 등급을 오는 10월부터 경질유에서 중질유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또한 아시아의 다른 원유 구매자들에게도 9월과 10월 중 원유 품질이 변경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복구 계획과 달리 산유 능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이를 반박했으나 최근 이라크산 원유 수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사우디의 회복 지연 전망에 급등세를 벗어나 안정화를 찾았던 석유 가격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유가 상승이 다시 재개되면 해운사들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IMO 규제로 기존 벙커유보다 약 1.5~2배 비용이 높은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해운사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운사들은 IMO 규제에 대비해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도 하지만 초기비용과 장착 소요 기간 등으로 인해 저유황유를 선택한 곳도 많다. 하지만 저유황유 공급이 급증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커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크러버를 설치했다고 해도 유류비 부담에서 마냥 자유롭진 못하다. 스크러버 사용이 금지된 구역에서는 반드시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와 벨기에·미국·독일·중국 등 각국 항만에서는 구역을 설정해 현재 해운사들이 설치를 추진 중인 개방형 스크러버의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스크러버가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여 대기오염은 막을 수 있지만 오염물질을 씻은 해수를 그대로 방출해 생태계 교란 등 해양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사들은 이 같은 유류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운임에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고자 하지만 화주들의 불만이 커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가의 경우 외부 상황에 따라 워낙 등락이 심해 단기간 올랐다고 해서 연료비에 바로 반영되진 않는다"면서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어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류할증료 도입에 대해 화주들의 반발이 있긴 하나 글로벌 선사들이 대부분 도입을 추진 중인 사항으로 선사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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