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분리매각 없이 LGU+ CJ헬로 인수
LGU+ 2개 알뜰폰 자회사 보유…SKT·KT 추가 알뜰폰 가능성 열려
SKB-티브로드 합병은 내년 4월께나 가능
이동통신사들이 유료방송은 물론 알뜰폰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이통사들의 과도한 알뜰폰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1개 이통사는 1개 알뜰폰만 갖도록 해왔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면서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 2개를 보유하게 됐다. 향후 알뜰폰 시장은 이통 3사 자회사 중심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심사결과 브리핑에서 "'1사 1MVNO(알뜰폰)' 정책은 깨졌다. 앞으로 같은 M&A가 벌어진다면 알뜰폰 경쟁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절감 관점에서 보겠다"며 "알뜰폰 조건이 부과되면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데 SK텔레콤과 KT도 (경쟁을 통해) 좀 더 낮은 요금의 상품을 내놓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실장은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50%로 제한하는 정책은 남아있다"며 "이번에 부과된 알뜰폰 조건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통 3사 주도로 알뜰폰 시장이 재편된다면 그전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CJ헬로 알뜰폰사업에 대한 분리매각을 결정하지 않은 대신 LG유플러스가 출시 또는 출시할 주요 5G·LTE 요금제(완전 무제한 요금제 제외)는 모두 도매 제공하도록 했다. 또 LG유플러스의 5G 도매대가를 3년간 상당수준 인하(66%까지)해 알뜰폰 사업자의 중·저가(3만~4만원대) 5G요금제 출시를 지원하도록 했다.
LG유플러스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에게 LG유플러스의 무선 다회선 할인과 유·무선 결합상품도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 실장은 "심사 과정에서 알뜰폰 분리매각을 심각하게 본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제안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알뜰폰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절감 등 소비자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결국 국내 알뜰폰 시장은 이통 3사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CJ헬로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약 14.8%이다. SK텔링크와 KT엠모바일은 각각 1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통 3사의 알뜰폰 점유율이 35%가량 된다.
2014년 KT는 KT IS, KT파워텔의 알뜰폰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불허해 KT엠모바일을 알뜰폰 사업자로 등록한 바 있다.
KT는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해 "알뜰폰 시장의 경쟁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지만 1사 1MVNO 정책이 무력화되면서 SK텔레콤과 KT도 알뜰폰 사업자를 추가로 늘릴 수 있게 됐다.
통신업계는 이렇게 되면 이통 3사는 자사 브랜드로 고가요금제를 내놓고 저가요금제는 알뜰폰을 통해 제공할 것으로 내다본다.
유료방송 시장의 경우 이마 IPTV 3사 위주로 재편됐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산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24.72%이다. 합병을 앞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역시 24.03%로 확대된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점유율은 31.31%로 IPTV 3사가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내년 상반기 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의 합병 기일을 당초 내년 1월에서 3월로 미룬데 이어 지난 13일 4월 1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이 실장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심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가 필요한 만큼 연내에는 어렵다"며 "빨리 결정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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