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LCC·초대형 컨선 발주 저조, LNG선도 '글쎄'
LNG선 발주 확대 기대…초대형 프로젝트 줄줄이 대기
조선업계는 올해 시황 회복세에도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당초 오는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으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018년보다 발주량은 저조했다. 중동 정세 불안 및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등으로 한국이 강점을 가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컨테이너선 발주도 뜸했다.
다만 한국의 세계 LNG선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고부가 해양설비 발주가 재개된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곤 임금·단체협상 타결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진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내년에는 IMO 환경규제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LNG선 발주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에서 LNG선 대량 발주가 예고돼 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셰일가스 혁명으로 가스선 등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컨선·VLCC 부진 지속에 LNG선까지 '한숨'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는 지난 2018년 254만CGT(40척) 대비 19% 감소한 207만CGT(30척)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VLCC는 213만CGT(49척)에서 90만CGT(21척)으로 58% 급락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환경규제(선박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 황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줄이는 조치)로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14만㎥ 이상 LNG선은 지난해 432만CGT(50척) 대비 30% 하락한 301만CGT(35척)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12월 중순이 지났음에도 각각 56.2%와 73%로 부진한 수주 목표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91%를 달성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수주 실적은 부진하지만 향후 발주 증대가 기대되는 LNG선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기술적 우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난 5일 기준 한국 조선은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44척 중 33척을 수주해 87.3%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생산력의 바로미터인 임단협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기업결합 등 복잡한 사안들이 얽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장기간 발주가 없어 조선사들의 애를 태웠던 해양설비 발주가 재개된 점도 희소식으로 꼽힌다. 대우조선은 최근 5년 만에 해양설비 수주고를 올렸다. 앞서 삼성중공업도 해양설비 수주에 성공했다.
◆"LNG선 호황은 이제부터"…미국 셰일가스 혁명 따른 VLCC·가스선도 기대
내년부터 본격적인 환경규제가 시행되며 LNG선 발주 확대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형 LNG 프로젝트들이 예고돼 있어 조선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는 LNG 생산을 위해 최대 100척에 달하는 LNG선 발주를 시사한 바 있다. 이미 이를 위해 각국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제안서를 받았다. QP는 내년 초 건조 조선사 선정을 거친 후 순차적으로 발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회사 아나다코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도 시작될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선박은 최대 16척이다. 최근 선주들에게 용선을 위한 입찰 서류를 발송했으며 용선 계약이 이뤄지면 선박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국영정유회사 아람코도 미국으로부터 LNG를 수입하기 위해 LNG선 용선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람코 선박운영 자회사 바흐리는 오는 2025년부터 LNG선 12척을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전체 발주규모는 약 23억달러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셰일 혁명에 따른 VLCC와 가스선 발주 확대도 기대돼 조선업계의 내년도 전망은 올해보다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세계 조선 시황 부진으로 다른 국가들도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었다"며 "불황 속에서도 한국 조선은 글로벌 수주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거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조선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LNG선 등 고부가 선종들에 대한 선호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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