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KB국민은행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올해부터 수년간 은행업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패를 두려워 않는 도전정신과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도영업에서 혁신의 근본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행장은 "수익성 가뭄과 제3인터넷은행 같은 새로운 경쟁자의 지속적인 출현, 오픈뱅킹·마이데이터 등 소비자중심 경쟁환경의 도래는 은행업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경쟁에서 승리하는 깨어있는 조직이 되기 위한 올해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첫번째로 허 행장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KB를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고객중심 철학의 확고한 정착을 위해 2020년 은행 성과평가 기준에서 고객가치 부문과 윤리경영 부문 평가비중을 크게 상향했다.

허 행장은 저금리·저성장의 터널이 길어지고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에 대한 고객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연금자산의 안정적인 관리도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 행장은 "평생 일군 고객의 자산을 잘 지키고 불리는 노력은 당연히 챙겨야할 중요한 책무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새해에는 고객중심의 정도영업 정착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강조했다.

두번째 경영방향으로는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디지털혁신 성과 창출을 제시했다.

오는 2월 3일 차세대 전산 'The K 프로젝트'의 영업점 오픈을 시작으로 10월까지 KB의 디지털 인프라들이 선보일 예정이며 'PG 2.0'의 대면 영업채널 혁신도 급물살을 타게 된다.

고객을 앉아서 기다리는 '천수답 영업'이 아닌 데이터 기반 디지털 디바이스로 점주권 고객을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투명하고 공정한 KB를 위한 'HR Deep Change' 프로젝트도 올해 많은 진척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인사부터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에 의한 영업점 이동·배치가 시도되고 클라우드 기반 '신 HR 플랫폼' 구축과 연계해 인사제도상의 혁신적 변화와 함께 쌍방향 소통 노력도 시작된다.

허 행장은 "2020년은 KB의 대표적인 3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과 직원 중심의 디지털 KB 구현이 보다 앞당겨지는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번째 경영방향으로는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성장 모멘텀 확보를 꼽았다.

은행은 점포망과 인력규모 유지 등을 위해 적정 수익성이 확보돼야 하며 올해는 저금리·저성장·저물가의 '뉴 노멀' 시대를 헤쳐갈 실력이 있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자마진(NIM) 축소에 대응한 본원적 수익 창출력 제고 노력과 함께 CIB, 자본시장, 자산관리 등과 같은 성장성·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 이자이익 중심 수익구조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허 행장은 동남아 신흥국과 선진 금융시장에서 KB의 존재감을 높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방침이다.

허 행장은 "우리보다 앞서 저금리·저성장을 경험한 선진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진출사례를 본보기 삼아 유기적 성장과 M&A 등 비유기적 성장을 함께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는 건강한 KB를 위한 현장리더십 강화를 제시했다.

조직의 저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올바른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현장의 리더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허 행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허 행장은 현장의 리더, 특히 지점장들이 진정한 '지점의 CEO'로 활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행동양식 실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허 행장은 "지점장을 비롯한 KB의 모든 리더들이 본부와 현장을 잇는 다리가 되고 직원들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될 때 직원 개개인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도 크게 울리는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역사 속에는 언제나 말보다 행동을 중요시한 솔선수범의 리더들이 있었다"며 "새해는 '등으로 가르치는' KB의 리더십이 빛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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