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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대출문턱, 이사철 수요 '발동동'

  • 송고 2020.01.31 13:35 | 수정 2020.01.31 17:50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12·16 대책, 은행주담대 증가폭 0.3% '꽁꽁'…초과수요에 전세대출 '덮친격'

금융당국發 대출증가 제한 가이드라인…은행들 심사 강화에 금리 올릴 수도

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대출 문턱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갈 곳 잃은 대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연합

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대출 문턱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갈 곳 잃은 대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연합

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대출 문턱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면서 갈 곳 잃은 대출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한 정부의 초강력 대출규제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까지 가계대출 억제에 손을 뻗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에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12·16 대책)' 이후 은행 주담대 증가율은 반토막이 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6일, 시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20%까지 강화하고 15억원이 넘는 주택은 주담대를 전면 금지했다.

5개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는 지난달에도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0.3%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11월까지 월평균 주담대 증가율이 0.7%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주담대 증가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 20일부터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의 신규 전세대출을 막고, 기존 전세대출을 이용해 고가주택을 사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추가 규제가 시행되면서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차주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세대출 규제까지 맞물린 상황이지만, 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자들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통상 설 연휴 이후부터 새학기를 앞둔 3월까지 기간은 1년 중 가장 이사가 많은 대출 성수기로 꼽힌다.

초과 수요 현상에 벌써부터 대출자 혼란이 야기되고 있지만, 대출 문턱은 한 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은행들에 대출 증가를 제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려 보내면서다.

지난 28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가계대출 목표치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년 대출 증가율이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올해 대출 증가 목표치를 낮추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은행은 매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 수치를 넘지 않도록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은 주담대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초과 수요에 목표치를 넘겼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은 610조7562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9.3%)과 신한은행(9%)은 9%대의 대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목표치를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7.8%)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은행들은 작년 말부터 주택담보 대출의 문턱을 높였고 가계 신용대출 심사도 한층 깐깐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여신업무 총괄 책임자들은 1분기에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가계 일반대출 심사 시 대출태도를 이전보다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걸 넘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은행의 대출금리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9년 1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평균금리는 연 2.98%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연 3.02%에서 10월 3.01%, 11월 2.96%로 두 달 연속 떨어진 뒤 석 달 만에 소폭 오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초과수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현재 대출 시장은 문턱을 높일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대출 초과수요)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늘어나는 대출 수요는 이자 부담이 더 큰 비은행기관으로 넘어가고, 결국 대출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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