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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공포上] 다시 커지는 'R'…금리인하 가능성도 '스멀'

  • 송고 2020.02.02 10:00 | 수정 2020.02.03 10:05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시장 전망 악화우려 커지면서 장·단기 '역전현상'…"경기 침체 발생 신호 불켜졌다"

연준·한은 "불확실성 분명하지만 영향 판단은 이르다"…시장은 통화완화정책에 베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투자자 공포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다.ⓒ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투자자 공포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다.ⓒ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투자자 공포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는 채권 금리 역전현상은 통상 '경기 침체 발생'의 신호로 읽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53%까지 급락(채권가격 상승)하면서 일시적이지만 미국 3개월물 국채 금리를 0.039%포인트 밑돌았다.

정상적인 경제상황에서 채권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다. 하지만 미래가 현재보다 더 안 좋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향후 경기 악화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키운 것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다. 코로나 감염자 수는 현재 8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이며, 비상사태 선포로 모든 국가들에 대한 국경간 전염 확산 예방 또는 축소가 권고된 상황이다.

사태가 악화하면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의 소비지출에 악영향을 주고, 세계 기업들의 활동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연준(Fed)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29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은 "진행 상황을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장애가 될 수 있다(likely to be some disruption)"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국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긴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판단하는 게 우리의 틀"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추측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비슷한 입장이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0일 신종 코로나바 확산이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성장률이나 물가, 경상수지에 반영될 것이라 보지만 현재로선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일까에는 불확실성이 있어 말하기에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연준과 한은 모두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시 완화정책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9월 회의 때까지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가능성은 56%로 한 달 전 37%보다 높아졌다. 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채권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1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최근에는 2회 금리인하 베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통화정책 입장이 변화할 경우 한은도 이 같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려가면, 한국 채권금리도 따라서 하락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 권용오·소인환 과장, 김미라 조사역은 조사통계월보 1월호에 실린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채권 및 외환스왑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미국 통화정책 충격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2%포인트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통화정책 충격이란 미 연준이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인상하거나, 양적 완화(QE) 규모를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자회견이나 성명에서 전문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메시지가 나오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권용오 한국은행 과장은 "국내 금리에 대한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국 정책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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