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vs 대우건설, 입찰 경쟁 심화
서울시 현장점검…조합서도 자정 목소리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지난 2019년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은 오는 30일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은 강남 알짜 입지인데다 공사비만 8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파격적인 제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에 △준공 후 분양 △사업진행 기간 1년 이상 단축 △해외 디자인 회사와 협력 △단지 중앙에 대규모 자연숲 조성 등을 제안했다.
대우건설도 △재건축 리츠 사업 적용 △해외 유명 건축 디자이너와 협업 △관리비 절감 시스템 적용 △유해 바이러스 차단 공기청정시스템 적용 등을 제안했다.
문제는 양사가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쟁사를 비방하는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서초구 방배경찰서에 삼성물산과 스타조합장인 H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입찰방해·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H씨가 반포3주구 조합원에게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는데 삼성물산과 공모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삼성물산도 대우건설의 이 같은 주장이 근거 없다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경쟁사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걸리는 등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지자 서울시도 나섰다.
서울시는 삼성물산·대우건설·반포3주구 조합·서초구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공자 선정문화 정착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한데 이어 반포3주구 현장점검을 통해 양사의 홍보 방식에 위법이 없는지 확인에 나섰다.
조합원들도 과열되는 수주전에 서울시까지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역시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은 지난해 입찰에 나선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의 과열 경쟁에 국토부·서울시가 합동점검에 나서면서 결국 입찰 무효가 됐다.
입찰에 나선 3개사의 수사 결과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당초 지난해 12월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던 한남3구역 재개발은 일정이 반년 가량 지연됐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반포3주구를 클린수주 시범사업장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과열된 입찰 경쟁에 강력한 제재를 펼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 입장에서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경쟁이 지나치면 정부가 언제든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과열된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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