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담 활용한 비대면 PB 서비스, 신탁·무역금융·퇴직연금도 비대면화
"'언택트'는 감염증 예방 위해 나온 새 개념 아닌 디지털 전환의 일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부른 언택트(Untact) 소비문화가 수년째 디지털 전환(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중대 과제로 비대면 서비스 확장을 이뤄내고 있는 은행권에 불을 당겼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이름하에 단순 업무 자동화와 일부 상품 판매에 그치던 움직임이 이제는 업무 방식까지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대면 채널을 확대한 만큼 은행권은 어느 산업보다 빨리 변화하는 모습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기존에 반드시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던 상품 판매와 서비스 상담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언택트 바람은 이제 자산관리 분야에도 불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부터 세무, 부동산, 법률 등의 다양한 전문가 화상상담 서비스를 실시해 지방 거주 손님과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의 해외 거주 손님에게 제공 중이다.
아울러 은행권 최초로 PB(프라이빗뱅킹)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손님의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를 도입하여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고 제안서 등의 문서자료도 같이 볼 수 있는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대면방식에 의존하던 PB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투자상담과 상품가입 등을 연계한 화상상담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향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위한 화상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NH올백자문센터'의 자산관리 화상시스템을 통해 전문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한다. 고객은 세무, 부동산, 재무설계, 은퇴설계 등 분야별 전문가를 최대 3명까지 동시에 골라 자산관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본부와 PB센터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태블릿PC를 통해 고객에게 상담을 해주는 '스마트 화상상담 시스템'을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다.
평소 거래하던 영업점 직원을 통해 신청하면 신한은행의 세무, 법률, 투자, 은퇴설계 전문가들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은 연내에 화상상담을 통한 투자상품 판매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영상통화를 통한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가입이 가능하도록 '신탁 비대면 센터'를 설립했다. 고객은 센터 내 전문 상담원으로부터 해당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탁상품을 가입할 수 있다.
기존 특정금전신탁은 영업점에서만 가입했는데, 금융위원회가 올해 3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4월1일부터는 영상통화를 활용한 특정금전신탁 가입을 허용하면서 언택트(Untact) 금전신탁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무역금융 대출이란 수출 기업이 국내외에서 원자재 등을 구매할 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그동안 무역금융 상품은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영업점 심사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은행 영업시간에만 신청할 수 있고 대출 실행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앞으로는 모바일에서 실시간 대출이 가능해진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IBK기업은행은 퇴직연금 설명회를 비대면으로 열기로 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이나 근로자는 모바일·온라인을 통해 퇴직연금 컨설턴트에게 상담받을 수 있다.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재택·유연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나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언택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단순 상품 판매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언택트가 적용되는 가운데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 다양한 은행 서비스와 영업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는 변화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고착화 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처럼 변화된 환경과 상황은 은행권의 영업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언택트'는 현재 감염증 예방과 동시에 은행의 생존법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런 움직음은 기존에 지속해왔던 '디지털 전환'의 한 부분"이라며 "언택트 금융은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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