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비중 30.6% 전분기말比 1.8%p↑…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채무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이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은행 등이 달러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던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지난 1분기말 감소 전환했다.
21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전 분기 말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30.6%로 2012년 12월(31.1%)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분기(1~3월) 중 대외채무(4858억달러)는 188억달러 늘었는데, 그중 단기외채(1485억달러)가 140억달러를 차지했다.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외환보유액)도 전 분기말 대비 4.2%포인트 상승한 37.1%였다. 이는 2013년 3월말(37.3%)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상승폭도 2011년 3월말(4.8%p) 이후 9년 만에 가장 컸다. 단기외채가 늘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결과다. 외환보유액(4002억달러)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말 대비 86억달러 줄었다.
한은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외화차입을 늘렸고 준비자산은 감소하면서 단기외채 비율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보수적으로 대응한 은행권이 예비적 차원의 자금확보로 단기 외화차입을 늘린 결과"라며 "4월에는 준비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고, 금융시장이 안정된 만큼 단기외채 비율은 다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전분기말 대비 164억달러 감소한 4642억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채권이 감소한 것은 해외에서 받을 돈인 대외채권이 9500억달러로 25억달러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대외채무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대외채무는 4858억달러로 전분기말보다 188억달러 급증했다. 그중에서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가 140억달러 불어났다.
한은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단기외채 증가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예금취급기관의 대외채무는 133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에서 대외금융부채(외국인투자)를 제외한 순대외금융자산은 645억달러 늘어난 565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급감한게 주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른 대외금융부채 감소액은 915억달러로 집계됐다. 증권투자에서만 120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도 270억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가 빠져나갔다기 보단 국내 주가가 떨어지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대외금융부채 평가 가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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