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부담에 보험사 '울상'…예정이율 인하 검토
저축은행 '수신금리 인하' 속도 붙을 전망
한국은행이 28일 사상 최저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제2금융권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 하락과 함께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역마진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도 고금리 예금에 대한 역마진과 수익성 악화 우려에 수신금리 인하를 준비 중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0.25%p 낮췄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의 '빅컷'을 단행한 지 2개월 만에 추가 조정이다.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 하면서 2금융권 중 보험사의 표정이 가장 어둡다. 채권을 주요 투자자산으로 하는 보험사의 특성상 금리 인하에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신규 채권의 수익률을 감소로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한다. 장기채 매입 수요가 늘어나면 금리가 떨어지는 구조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보유한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어려움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에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차역마진 심화로 하반기 예정이율 추가 인하를 검토하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러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이 0.25%p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오른다. 지난달 주요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을 약 0.25%p 인하한 바 있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저축은행 업계도 분주하게 만들었다. 보통 저축은행은 자체 수신과 자기자본으로만 대출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시중은행처럼 기준금리 인하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저금리 압박에도 시차를 두고 금리 조정을 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저축은행의 상황은 다르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하락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지면서다.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당시 일부 저축은행은 수신 금리를 오히려 올려 경쟁적으로 고객을 유치해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미리 수신고를 늘린 것이다. 그러나 대출을 내어 줄 곳이 마땅치 않아 역마진 우려가 커졌다.
향후 수신금리 조정에 나서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저축은행 금리는 1%대로 접어들었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연 1.92%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렸지만 예상보다 대출을 많이 못해 역마진 우려가 커졌다"며 "조달비용 대비 예대마진이 높으면 수익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저축은행도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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