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1% 주담대 상품 등장…추가 하락 가능성에 특수 조건 등 수요자 체감 적을 듯
인하 효과 제외해도 낮은 금리지만, 하반기 은행 대출태도 강화에 신규 대출 받기 어려워
주담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신규 대출자들은 낮아진 금리 효과를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저 초저금리가 지속된 가운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까지 연 0%대로 떨어지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1%대로 내려왔지만,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슬금슬금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 1%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출시됐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한 달 전보다 0.17%포인트 하락하면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2010년 2월 공시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을 다시 갱신하며 사상 첫 0%대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농협·KB국민·우리은행이 6월 코픽스를 반영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전날보다 연 0.17~0.18%포인트씩 내렸다. 농협은행은 연 1.96~3.57%로, 국민은행은 연 2.21~3.71%로, 우리은행은 연 2.36~3.96%로 각각 인하했다.
시중은행에 1%대 주담대 상품이 나왔지만, 아직 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주담대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지만, 조달금리 인하분의 반영이 끝나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 등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으로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행이 지난 3월, 5월에 총 0.75%포인트 인하분이 이미 반영됐다는 얘기다.
은행별 특성도 걸림돌이다. 1%대로 떨어진 농협은행의 주담대를 받기 위해서는 농업인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일반 금융소비자들은 최저 대출 금리에 0.1~0.2%포인트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추가 하락 가능성과 은행별 특성이 있더라도 충분히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대출 문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으로 늘린 대출 탓에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하반기에는 보든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은행의 가계 주택 관련 대출태도지수는 -17로 집계됐다. 가계 일반 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0으로, 전 분기 심사 수준을 이어가겠다고 집계된 것과 차이를 나타냈다.
이 수치가 0보다 크면 태도 완화를, 0보다 작으면 태도 강화를 의미한다.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한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주택대출 태도가 작년 4분기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매우 강화됐는데 올해 3분기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미"라며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가운데,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연장・재취급 조건, 담보 및 보증요구 조건 등에 대한 대출태도가 다소 강화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 방위적 대출태도 강화는 신용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3분기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전 분기(42)보다 3포인트 높아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4분기의 44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역시 가계주택과 일반대출 모두 40에서 43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소득 감소에 따른 상환능력 저하로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여유자금 확보 필요성, 매출 감소에 따른 운전자금 부족 등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계 대출수요도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 생활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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