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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서 갈린 지주 실적…우리금융 M&A 속도 낼까

  • 송고 2020.07.30 11:02 | 수정 2020.07.30 11:03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역대급 악조건에 비은행 실적이 이익 축소 상쇄…계열사 미비한 우리금융 발등에 불

우리금융 "M&A 보다 코로나 지원이 먼저"vs시장 "자본력 상승에 인수 가능성 크다"

지주사 전환 이후 여전히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연합

지주사 전환 이후 여전히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연합

4대 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초저금리 기조에 각종 대출 규제 등으로 은행업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 수익 비중을 높인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는 평가다.


금융그룹의 비은행 수익 비중 확대는 강조된 지 오래지만, 역대급 악조건 상황에도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움직임은 더욱 더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주사 전환 이후 여전히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을 마지막으로 4대 금융그룹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종료됐다. 금융지주별 2분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 6879억 원, 신한금융지주 8731억 원, KB금융지주 9818억 원, 우리금융지주 1430억 원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나금융지주는 4.20%, KB금융지주는 0.10% 늘었지만 신한금융지주는 12.34%, 우리금융지주는 77% 줄었다. 당초 금융지주들은 2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과 저금리 기조 등으로 10%가량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대체로 금융지주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4대 금융의 실적 선방은 비은행 부문의 수익 확대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당기순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평균 30.3%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25.4%)보다 4.9%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2018년 말(21.8%)과 비교하면 8.5%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지주사별 비은행 수익비중은 ▲신한 38.4% ▲KB 32.3% ▲하나 30.3% ▲우리 20% 였다.


다만, 실적 평가는 충당금과 대체 이익에 따른 손실 상쇄 규모로 나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도 확대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에만 538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전분기보다 90.5% 늘어난 규모다. 충당금전입비율은 전분기 0.35%에서 0.66%로 0.31%포인트 높아졌다. KB금융도 206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지난해 말까지 529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이번 2060억원을 추가 적립해 포워드 루킹으로 총 735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 중이다.


하나금융은 432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5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 확대한 규모다. 우리금융은 전분기(1111억원) 3배 수준인 3356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기반으로 비이자이익을 방어한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계열사가 부족한 우리금융은 충당금 타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른 대형은행들이 충당금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 부담을 비은행 계열사 약진으로 만회한 반면 우리금융은 관련해서 이익의 버퍼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은행 외에 증권과 카드, 보험사 등 비은행 체제가 미비한 상황이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예대마진 등 은행수익에 치중한 수익구조로는 실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계열사 다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M&A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손태승 회장은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비율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비은행 다각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에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며 우리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을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에 집중하며 비은행사업 확대를 잠시 미뤄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분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을 가장 먼저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 다방면의 매물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무리한 사업 확장 보다는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부문 계열사 인수를 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코로나19 지원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계열사 편입을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당초 지난달 말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정식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지원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인수시기를 미뤘다.


이밖에 대형 M&A 1순위는 증권사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게 나오는 등 M&A 이후 수익성을 높이기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라이나생명 인수에도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라이나생명은 순자산가치 1조6752억 원으로 알짜매물로 꼽힌다. 라이나생명은 2019년 기준 영업이익 4946억 원, 순이익 3509억 원을 냈다. 시장에서는 라이나생명 매각가격을 놓고 3조 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은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확인했듯이 초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의 경쟁력 높이기 노력만으로는 이익 방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에 내부등급법 승인 등으로 CET1 비율이 전분기대비 70bp 상승한 9.0%를 기록했다. 자본력에 여유가 생긴 만큼 하반기 아주캐피탈을 필두로 한 빠른 비은행부문 인수합병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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