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반등 기대했던 이주열, 코로나 재확산에 "큰 폭 하향 불가피"
일각에선 -2%선까지 전망하기도…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치명적 영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존 5월에 제시했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오는 27일 예정된 금통위 회의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금통위는 최악의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밝힌 바 있는데 최근 코로나19의 급속한 재확산으로 현재 2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까지 거론되고 있어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자리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국내 경제 회복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공개되는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조정 여부에 대한 기재위원들의 질의에 이 총재는 "지난번에 -0.2%였는데 큰 폭으로 낮춰야 할 것 같다"며 "코로나 확산 조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여가는 상황인데 이는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성장률 전망도 상당폭 낮추는게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지난 5월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5%로 25bp 인하한데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하향조정했다. 한은은 낙관적으로 볼 때 플러스(0.5%) 성장을 유지할 수도 있겠으나 코로나 사태가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경우 시나리오상으로 -1.8%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마이너스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지난 2009년 7월(-1.6%)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며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에서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까지 공개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시나리오별로 전망치를 공개한 것에 대해 이환석 부총재보는 "낙관적 시나리오는 기본 시나리오보다 봉쇄조치가 빨리 완화되는 것을,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완화되는 속도가 느린 것을 전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한은의 전망은 광복절 이후 코로나의 급속한 재확산이라는 변수가 발생하기 전에 이뤄졌다.
7월 16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지난 6월 IMF가 발표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1%)까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한 일부 금통위원 질의에 관련부서는 올해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졌다고 하더라도 IMF 전망치 수준까지 낮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답변의 근거로는 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국내외 경제가 3분기 중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보다는 수출이 향후 성장경로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다른 금통위원은 이와 같은 견해에 대체로 동의한다며 코로나 확산이 지속된다고 해서 경제전망도 그에 비례해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당시 금통위 이후 한 달 만에 국내 코로나 상황은 급변했으며 기재위 업무보고에 나선 이주열 총재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조정할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 열리는 금통위에 대해 한은의 낙관적인 스탠스와 더불어 큰 폭의 하향조정은 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대 중반에서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2% 내외의 둔화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변수는 현재 2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의 3단계 격상 여부에 달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다"며 "3단계 격상은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3단계 격상으로 코로나 확산을 조기차단해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올해 3차 추경까지 나서며 경기부양에 힘썼던 정부가 3단계 격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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