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부지역 중심으로 곳곳 상흔
긴 장마, 자동차·농작물 피해…1200억 이상 손실 추정
"또 다른 태풍 가능성, 하반기 손해율 상승 전망"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훑고 북상하면서 전국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이미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자동차, 건물 침수피해와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태풍까지 겹치며 손해보험업계의 손해율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설피해와 정전 등의 피해를 입혔다. 다만 바비는 수도권으로 북상하며 태풍 중심 기압은 960hPa, 중심 최대풍속 초속 39m로 태풍의 세기는 전날 '매우 강'에서 '강', 크기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완화되면서 우려했던 대규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계 결과 이날 오전 6시까지 접수된 태풍 관련 시설피해는 총 101건(공공시설 60건·사유시설 41건)이다. 피해를 입은 공공시설은 가로수 23건, 가로등·전신주 19건, 중앙분리대 18건이었으며 사유시설은 건물 외벽 등 27건, 간판 14건이었다. 충남 태안의 한 양식장에선 일시 정전으로 가동한 비상 발전기가 과부하로 고장이 나면서 넙치 200만마리가 폐사했다.
보험업계에선 집중호우로 이미 피해가 상당한데 태풍까지 겹치면서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공식적인 피해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액은 12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집중호우로 건물, 주택 등이 물이 잠기면서 이에 따른 풍수해보험을 포함한 일반보험 피해접수도 많았다. 7월9일부터 8월14일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주요 손보사 4곳에 접수된 일반보험 및 장기보험 피해건수는 약 1400건으로, 이에 따른 손해액 규모는 약 380억원을 추정된다.
여기에 농작물 피해까지 더해지면 올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장마기간 동안 보험사에 접수된 농작물 피해건수는 약 4만8000건이 넘는다.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도 극심하다. 손해보험협회이 차량 침수 신고 건수를 살펴본 결과 지난달 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총 9123대가 접수됐다. 피해규모만 865억원에 달한다.
이는 2000년 이후 역대 3번째에 달하는 피해 규모다. 2011년 6월부터 8월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993억원의 자동차 침수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4만여대의 자동차 침수피해가 발생, 911억원의 손해액이 발생했다.
보험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전년대비 3~4%p 감소한 손해율이 다시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여름, 가을철엔 장마, 태풍으로 손해율이 소폭 오르지만 올핸 유독 침수 피해가 심했다"면서 "위력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됐던 태풍 '바비'는 무사히 지나갔지만 또 다른 태풍 발생 가능성도 있기에 하반기 손해율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