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판매 책임지겠다" 윤종원 언급에 중징계 가능성까지…추가 조치 있을 수도
실적 하락에 WM 카드로 써야하는데…환매 중단, 수익 모델 확대에 분명한 걸림돌
디스커버리 펀드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은행의 자산관리(WM)부문 영업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진 하락으로 연내 마이너스 실적이 예상되는 기업은행에 비은행 부문 수익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실적 개선 돌파구가 하나둘 막히면서 수익 하락 기간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부실 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제재 논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 제재심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 제재심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29일 시작, 징계와 관련된 추가 제재심을 11월5일 다시 열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달 초까지 은행들로부터 받은 의견을 검토 후 조치예정내용을 담은 사전통지서를 보낸 뒤 제재심의위원회에 부문 검사 결과 조치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디스커버리 펀드 관련 금감원의 검사를 이미 받은 상황이지만, 은행권에 CEO 제재 등 중징계 통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은행 스스로 불완전판매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장에서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 관련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사례가 있었다고 본다"며 "(불완전 판매 사례에 대해) 은행이 절대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고, 잘못한 부분은 최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은행권 CEO 제재에 대한 내용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지만,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초 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 3곳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직무 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통보하기도 했다.
문제는 징계 수위와 관계없이 디스커버리 펀드 리스크는 기업은행의 자산관리 부문 영업력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점이다. 마진 하락으로 지난 3분기까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를 카드로 사용해야하는 기업은행의 상황에는 부담이 더 크다.
이미 기업은행의 자산관리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수료 수익은 504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097억원보다 소폭(-1%) 감소한 금액이다. 수익증권판매수수료 및 보험판매수수료 등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위축되면서 수수료 수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은행의 비이자이익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WM 관련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위축됐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판매 여파로 인해 수익증권(펀드) 판매가 지난해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19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익증권판매수수료는 264억원이었다. 약 26.8% 감소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금감원의 제재는 비은행 특히 자산관리 부문의 영업력을 크게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 자산관리 영업으로 늘리는 수익보다 책임져야할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태로 이미 기업은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산관리 신뢰도는 떨어진 상황"이라며 "여기에 당국의 제재까지 이어질 경우 판매자 의지도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원어치, 318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어치, 219억원어치가 환매 지연된 상태다.
이에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디스커버리 핀테크 글로벌(선순위) 채권 펀드에 투자한 이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하기로 했다. 디스커버리·라임 펀드 선지급 보상 금액은 489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원금의 110% 배상을 요구했던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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