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누적 수출액 5억4972만달러…전년비 22% ↑
라면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 속 역대급 수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글로벌 코로나 펜데믹으로 '홈쿡'(집에서 하는 요리) 문화가 유행하면서 라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일찍이 해외사업의 기반을 닦아온 농심과 삼양식품은 수출 기록을 새로 쓰고있으며,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낮았던 오뚜기는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 및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라면 누적 수출금액은 5억4972만달러로 4억2810만 달러를 올린 지난해와 비교해 22% 증가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에도 관련 수출액은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만 연간 1조1000억원 넘게 라면을 판 것으로 보인다. 북미·중국 시장의 라면 수요와 인기가 역대급 해외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신라면'이다.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4000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 보고 있다. 농심 해외 사업의 40% 가량을 홀로 담당할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셈이다. 그간 간식으로 여겨왔던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평가를 받도록 한 제품이기도 하다.
올 초 코로나 확산과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장면이 한국라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 라면 소비를 끌어 올렸다. 이에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특히 농심은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라면을 저가 음식으로 포지셔닝하지 않고 스파게티, 파스타 등의 면류 식품과 대등한 위치에서 고급화를 추구한 결과, 현지 시장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거뒀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는 해외 매출이 농심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미국, 중국 등 주요 법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고 코로나로 전 세계 라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수출실적 또한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을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는 삼양식품도 올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라면 업계에서 가장 많은 라면을 수출하며 한국 라면 수출액 42%를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현지 공장이 없다. 오직 수출을 통해서만 해외 시장 선점을 이뤄내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불닭브랜드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5년 300억원에서 2019년 2727억원으로 4년 만에 9배 뛰었다. 삼양식품 수출 일등공신은 불닭브랜드다.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한다.
회사 측의 올해 1~3분기 누적 수출금액은 276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세운 1870억원 보다 48%가 늘어난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수요 급증에 따라 밀양에 신공장도 짓는다.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의 구축으로 완공 시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삼양식품의 연간 총 라면 생산량은 기존 원주, 익산공장의 12억개에서 18억개로 늘어나 추후 수출 환경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수치 언급은 어렵지만 지난해와 견줘 수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공을 들여온 오뚜기는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해외 실적이 부진했으나,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법인의 공이 크다. 오뚜기 미국 법인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45억원으로 전년 동기(417억원)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동남아, 대만, 홍콩 등 여러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현지 생산·판매는 베트남 공장이 유일하다. 지난해 기존 소스 공장에 이어 라면 공장을 추가로 세우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2017년부터 베트남법인을 통해 글로벌 유통업체인 '빅시'에 납품을 시작,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삼았다. 올해는 미국, 뉴질랜드 법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만큼 서구권 국가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은 코로나 상황에서 비상식품이라는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라면이 인기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간편식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가별 취향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나선다면 수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