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의 기로에서 서서히 몰락하는 길 대신,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하는 새로운 전략 필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31일 2021년 신년사에서 "지금 금융권에는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며 "변곡의 기로에서 서서히 몰락하는 길 대신,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업권의 붕괴로 인한 다수의 경쟁자 등장, 국내시장의 포화와 규제의 심화,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이자이익 기반 성장의 한계를 보이는데다,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 업체의 금융업에 대한 공세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한 상황이라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김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국내 발전회사에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석탄발전 투자의 중단을 요구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것으로, 해외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와 관련, 기업의 경영 변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SG 이슈는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인 이행수준을 넘어,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로서 급속도로 제도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많은 변화들이 동시에,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상적인 변화가 아닌, 기업의 생과 사가 결정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변곡의 기로에서 서서히 몰락하는 길 대신,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 회장은 변곡의 기로에서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가장 먼저 플랫폼 금융을 꼽았다.
그는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며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먼저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손님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플랫폼 금융'은 이를 위한 최적의 도구라는 설명이다.
이어 "뿐만 아니라, 손님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시켜, 플랫폼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하여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그룹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며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그룹은 20%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접근방식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디지털시대에는 더이상 국경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 중심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을 글로벌 마인드에 기반하여 시작해야한다"며 "상품, 프로세스, 시스템, 인재채용 등 모든 업무영역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운영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회가치 금융도 언급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과거에는 벌어들인 이익 중에 일부를 착하게 쓰면 칭찬 받았으나, 이제는 착하게 벌어야 한다는 단계를 넘어, 착하게 버는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김 회장은 "경영 전반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하여 투명하게 공개, 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 나금융그룹 또한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새로운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보다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조직과 인사, 일하는 방식, 기업문화 등을 뒷바침하기 위한 혁신적 변화도 필요하다"며 "영어 닉네임 사용은 수평적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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