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CEO, 사명변경·자회사 상장 주목
2년차 구현모 KT 대표, M&A·자회사 매각 추진
황현식 체제 LGU+, 신사업 규모 확대
통신 3사가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키는 등 각기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승진하고 새로 선임된 수장들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올해부터 SK하이닉스를 함께 이끌고 있다.
박 CEO는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것은 물론 그룹 정보통신기술(ICT)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반도체와 ICT 업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쌓은 것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지난 3월에는 임기 3년의 SK텔레콤 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박 CEO는 SK텔레콤 자회사 상장과 사명 변경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 CEO는 지난해 1월 CEO 2020에서 "통신 매출이 50%미만(현재 60%)으로 내려가는 것을 계기로 올해가 SK텔레콤 사명을 바꿔도 되는 시작점에 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New) ICT 사업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 정체성에 걸맞게 사명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SK텔레콤이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간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2019년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겼고 지난해는 코로나19 악재로 동력을 잃었다. 박 CEO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올해 중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다.
또 SK텔레콤은 뉴 ICT 분야의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웨이브 등의 자회사를 상장시켜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성장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원스토어는 올해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ADT캡스는 SK인포섹과 합병했다.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한다. 웨이브의 경우 2023년 상장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기대된다.
박 CEO는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혼자만의 스토리와 역량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며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기업들과 과감하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2년차를 맞았다. 구 대표는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그룹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을 결의하며 KT그룹 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올 초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사업자 현대HCN 인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KT는 또 다른 케이블TV사업자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KT텔레캅, KT서브마린은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KT텔레캅의 경우 최근 경쟁사인 ADT캡스가 SK인포섹과 합병했다. KT텔레캅은 에스원, ADT캡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다. 시장지배력 확보를 위해 기업고객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서브마린의 경우 지난해 10월 LS전선에 매각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꾸준히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선 부문을 분리하는 KT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PSTN(집전화) 사업 철수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은 기존 통신 부문을 유선, 무선, 미디어 사업으로 나누고 금융, 부동산, 위성 사업부문을 병렬로 배치하는 가운데 지주회사로 전환, 기존 KT가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맡게 되는 개편을 예상한다.
구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황현식 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황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사장은 "컨슈머사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광고·구독형서비스 등 연관사업으로 확장하고 기업사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SK텔레콤과 KT는 '탈(脫)통신'을 외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통신분야 말고는 이렇다 할 성과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해 신사업을 강조한 건 황 사장의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황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많다. 우선 5G와 유료방송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LG유플러스 5G 가입자는 254만명으로 점유율 23.2%다. SK텔레콤 46.2%, KT 30.5%와 격차가 벌어졌다.
SK텔레콤, KT과 비교해 떨어지는 신사업 규모도 키워야 한다. 두 회사 모두 비통신 분야 매출을 전체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기술개발을 담당하는 FC부문을 '기술부문'으로 재편해 전사 상품·서비스의 기술 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DX(AI, 빅데이터)를 포함한 미래 기술 탐색과 기술 기반의 사업 발굴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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