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대장 주가 올해 두 자릿수 상승률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간 소송 이슈, 배터리 업종에 단기 불확실성 키워
투자은행 UBS는 오는 2025년까지 LG화학, SK이노베이션 MS 동반 상승 전망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가 장밋빛 전망에 주가 상승으로 보답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우호 정책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올해 글로벌 전기차의 성장마저 예상돼 국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의 장기적인 상승이 기대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 삼대장으로 꼽히는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모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적인 2차 전지 대장주 LG화학의 주가는 올해 들어 15.6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배터리 부문 사업 분사 계획 발표에 같은 해 11월 60만원대 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급속도로 회복했다. 이후 올해 2월 5일 102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LG화학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8조9000억원, 영업이익 6736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특히 전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4% 늘어난 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 사업부 중 기여도 1위에 등극했다.
앞서 LG화학이 100% 자회사(LG에너지솔루션)를 만드는 '물적분할' 방식의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하면서 기존 소액주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지만 증권가는 이를 '호재'로 해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물적분할 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연결 반영된다"며 "분사 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더라도 지배력 상실 가능성이 없기에 LG배터리는 연결 반영된다. 물적분할 이후 기업가치 훼손요인은 없다"고 진단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31.60%)과 삼성SDI(15.50%)의 주가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유업체로 출발해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후발주자로 나선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와 포드, 폭스바겐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유럽에서 배터리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시키면서 2차전지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중국 옌청과 혜주 공장은 올해 1분기 양산 예정으로 20년 말 총 28GWh(기가와트시)에서 21년말 41GWh로 생산능력 확대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헝가리 3공장 30GWh의 신규 공장 건설을 발표하며 25년 생산능력 목표치를 기존 100GWh에서 125GWh로 제시했다"며 "신규 공장 건설과 높은 수율로 21년 매출액은 3조원 후반, 22년 매출액 5조원 중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를 향한 증권가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BMW가 생산하는 전기차에3조8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KB증권은 삼성SDI가 올해 연간 기준 최초로 전기차(EV)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EV 배터리 흑자전환의 원년이 될 전망"이라며 "삼성SDI의 2021년 실적은 매출액 13.9조원, 영업이익 1.1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EV 배터리 사업부는 연간 기준 최초로 흑자전환 달성이 예상된다"며 "향후 EV 배터리의 영업이익 비중도 2020년 -15%에서 2025년 5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소송 이슈 촉각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사업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국제무역원회(ITC)에 제소했고, 양사 간 소송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소송 비용에만 수천억원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오는 10일 나오는 ITC의 최종 판결 이후 전기차 관련 섹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거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얼마 전에는 양사 간 합의 가능성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세균 국무총리마저 직접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정 총리는 "한국 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 텐데 양사가 자기들끼리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국내 3사의 점율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량은 142.8GWh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중 중국 기업 CATL의 시장 점유율이 24%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이어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23.5%, 2위), 삼성SDI(5.8%, 5위), SK이노베이션(5.4%, 6위) 등이 뒤따랐다.
증권가 역시 해당 이벤트를 계기로 당분간 국내 배터리 업종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와 SK가 ITC 소송 최종 판결을 앞두고 합의가 불발돼 대규모 합의금 등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 판결 이후라도 합의가 이뤄진다면 양사 모두에게 불확실성 해소 및 비용 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확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맞추어 장기적으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시장 점유율이 동반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LG화학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32%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49%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시장점유율(MS)은 29%에 달할 거란 전망을 덧붙였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업체 3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2019 년 17%에서 2020 년 37%로 상승했다"며 "유럽 및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 속 해당 시장 내 한국 업체들의 높은 점유율, 가장 가파른 증설 추이 및 수익성 개선 추세 감안, 배터리 대형주들에 대한 지속적인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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