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열기에만 의존한 이현 대표이사 '경영 약발' 다했나
리테일 점유율 30% 기록…하지만 자기자본 확대엔 소극적
증권가 "2분기 증권사 실적, 1분기보다 감소 흐름 불가피"
'동학개미' 여파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키움증권 흥행가도가 이제 '꺾일 때가 됐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단 표 참조>
2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대폭 추락하면서 호실적을 주도했던 '동학개미' 효과가 다했다는 분석에서다. 동학개미 열기에만 의존한 키움증권 이현 대표이사의 '경영 약발'이 다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주요 상장 증권사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키움증권 2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30% 줄어든 1551억원으로 관측됐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함께 축소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보다 17.6% 하락한 3594억원, 영업이익은 26.4% 줄어든 2312억원으로 추산됐다. 이같은 전망치는 증권사 3곳 컨센선스(대체적 견해)를 통합한 결과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 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분류된다. 동학개미들이 일제히 키움증권에서 계좌를 트고 거래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키움증권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전년(4736억원) 대비 101.6% 불어난 영업이익 9549억원을 달성한 키움증권은 당기순이익 면에선 91.3% 증가한 6939억원에 도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등 공신인 동학개미 관련 지난해 새로 체결된 계좌는 총 333만개였다. 2019년 신규계좌 수가 68만 계좌였던 점과 비교하면 약 5배가량(389.6%) 불어난 결과다. 주식 전체 브로커리지 순영업수익도 3793억원으로 전년(971억원) 대비 290.6% 폭증했다.
이처럼 역사적인 실적을 자랑한 키움증권도 올해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매도 재개로 인한 강세장 약화와 가상자산으로 옮겨간 개인투자자 및 경기부양책 효과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브로커리지 사업에 집중된 키움증권에 악재 요소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금리 인상"을 발언하자 국내 금융주가 일제히 동반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금리 급등은 증권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시장의 투자 심리를 저축으로 전환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금리 상승은 위험자산 투자심리 저하와 이에 따른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학개미 최대 수혜증권사인 키움증권이 동학개미 투자열기에만 의존해 하락장을 대비할 새로운 돌파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에 달하는 리테일 점유율을 기록 중인 키움증권은 막대한 신용공여가 필요한 기업금융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늘리지는 않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18년 이후 IB본부를 기업금융본부, 구조금융본부, 프로젝트투자본부 3곳으로 확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IB사업이 신통치 않아 동학개미 투자열기에만 사업을 골몰해왔다.
금감원도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사업 다양성보다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 영업에만 의존한 증권사인데다 상당한 전산사고를 지속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산사고는 키움증권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민원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 입장에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 증권사는 최근 호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분기 증권사 실적이 1분기보다 감소하는 흐름은 불가피 할 것"이라면서 "거래대금 차이뿐만 아니라 자기자본(PI) 투자성과, 배당과 분배금 효과, 그리고 ELS 운용손익의 기저 효과가 실적 감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분기는 키움증권 외에도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 하락을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이 19%~30%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판단에서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NH투자증권(-19.2%), 한국금융지주(-33.2%), 미래에셋증권(-27.9%)이 1년전보다 상당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증시 상승 탄력이 실적 하락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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