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 뛰어넘은 전셋값…'영끌족' 또 는다

송고 2021.05.14 06:00 | 수정 2021.05.13 10:09
EBN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전국 곳곳 전셋값이 2년 전 매매값 역전

건설사들 가성비 단지 분양 집중

서울시 강서구 한 아파트촌 전경, 본문 단지와 관계 없음.ⓒEBN DB

전세가격이 치솟는 것도 모자라 품귀현상까지 지속되는 전세난 심화로 매매수요 갈아타기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

14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9년 말 이후 올해 3월까지 3.3㎡당 739만원에서 957만원으로 29.5% 올랐다.

지난 4월 전세수급지수도 166.9포인트에 달한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 공급 상황을 부족·적당·충분으로 나눠 질문해 100을 중심으로 부족하다는 답변 비중을 더하고 충분하다는 답변을 뺀 심리지수다. 기준치 100을 넘을 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전셋값이 2년 전 매매가격을 근접하거나 웃도는 사례까지 등장해 대출 등에 허덕이는 세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에 공급된 '송도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전용 84㎡A형은 지난 3월 5억5000만원(39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동일 주택형은 지난 2019년 4월 5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공급된 '한라비발디캠퍼스 3차' 전용 84㎡A형은 지난 4월 전세가격 4억1000만원(24층)에 세입자를 맞이했다. 그러나 동일 주택형은 지난 2019년 4월에는 3억8000만원(12층)에 매매됐다.

수도권 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에 공급된 '아시아드 푸르지오' 전용 84㎡B형은 2019년 7월만 해도 매매가격이 4억1500만원(12층)이었으나, 지난 1월 기준으로 전세계약이 6억원(3층)에 체결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대도시 주변 위성도시나 교통호재를 품은 지역에 수분양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아파트 단지 분양에 집중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 1-1블록에 '시티오씨엘 1단지'를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 용인시 고림동 고림진덕지구 D1·2블록에 짓는 '힐스테이트 용인 고진역'을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두산건설은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일대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을 분양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산동리 252번지 일대에 '해링턴 플레이스 스마트밸리'를, HDC현산은 전라북도 군산시 지곡동 산66번지 일원에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수도권 한 중개업자는 "재계약 시점에 전세가격이 2년 전 매매가격과 근접해지면서 주택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주택을 구매하려는 불안심리가 작용해 내 집을 장만하려는 '영끌족'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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