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창간 21주년 특별기획
“20년간 진행될 디지털化, 코로나로 최근 2년간 급속히 진행"
온택트 트렌드 기존산업 접목...친환경·사업재편·M&A 돌파구
온라인으로 입학식·졸업식·시무식·종무식을 하는 세상이 됐다. 강의로 오프라인 수업을 대체하고, 기업들은 화상 회의와 인터뷰로 미팅을 진행한다. 직원들의 재택근무가 디지털 기반으로 일상화되면서 ‘건강한 온택트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온택트(on+contact) 산업을 가속화시키는 양상이다.
비대면 비접촉 방식인 ‘언택트(Untact)’는 ‘접촉하다’란 의미의 ‘Contact’에 부정적인 의미 ‘un’을 합친 말이다. 언택트 서비스는 사람과의 접촉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한 서비스를 의미한다. 온택트(on+contact)란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접목시킨 개념이다.
온택트 산업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대면·비접촉·무인(無人) 서비스를 포괄하는 산업’으로 정의된다. 온택트의 일상화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전 산업 영역에서 다양하고 깊숙이 이뤄지는 이유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인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고 기술했다. 코로나 시대의 사회·문화·경제적 디지털 전환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20년간 진행될 디지털화가 최근 2년간 급속히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 산업계 디지털 전환 촉진 민간협의체 'KDTI' 출범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50개 선도기업이 모여 산업계 디지털 전환(DT) 촉진과 민간 중심의 DT 생태계 조성을 위해 결성한 민간 협의체인 'Korea DT Initiative (KDTI)가 지난 3월 출범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구심점을 맡아 대기업 외에 중소·중견기업들이 DT 상생협력에 동참했다. 향후 1000여개 기업이 참여해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독일 국제데이터공간협회(IDSA), 미국 산업인터넷컨소시업(IIC) 등 각국 대표 디지털전환 협의체들과의 협력도 모색한다.
KDTI는 특히 △범정부 차원의 DT 종합정책 수립 △DT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산업계 DT 컨센서스 제고 △데이터 공유 및 활용체계 확립 △디지털 소외기업의 DT 디바이드 해소 등 정책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
산기협 구자균 회장은 "산업의 경계를 넘어 협업으로 DT 경쟁력을 높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비즈니스를 창출하는데 힘을 모으자"면서 "우리나라 DT를 선도하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참여가 지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無人化,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
코로나가 발생한 지난 1년간 피해를 입은 기업이 10곳 중 8곳, 이 중 4곳은 비상경영을 시행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업체 30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다.
기업들은 백신 접종에 따른 사업활동 정상화시기에 대해 올해 3분기와 4분기를 주로 예상했다. 경기회복과 야외활동의 수혜가 큰 ‘정유’는 2분기 말, 집콕과 주택공급 확대로 도약의 호기를 맞는 ‘가전’과 ‘건설’은 3분기 이후 회복을 기대했다. 반면 피해가 심한 ‘항공․여행’ 과 ‘사업서비스’는 4분기, ‘공연문화’는 내년 이후 정상화를 예측했다.
코로나 사태로 촉진된 디지털화·무인화 변화는 코로나 종식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코로나 종식 이후 경영환경에 대해 ’변화가 가속화·확산하거나 코로나 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72.8%에 달한 반면 ‘코로나 이전으로 회귀’ 전망은 27.2%에 그쳤다.
이전 방식으로 회귀하기 어려운 분야로는 ‘영업․마케팅 활동’(46.1%)과 ‘근무형태(2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교육’(18.9%), ‘기획전략’(12.3%), ‘자금조달․결제’(11.4%) 순서로 답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온택트 시대의 변화를 ‘기회요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디지털․바이오 등 ‘신산업 부상’(3.34) 기대가 높았다. ‘친환경 트렌드 확대’(3.2), ‘글로벌공급망(GVC) 재편’(3.18), ‘비대면 온라인화’(3.17)에 대해서도 위기보다 기회로 인식했다. 위기요인 1점, 기회요인 5점을 부여해 평가한 수치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변화와 신산업의 출현은 우리가 가진 IT인프라와 제조업 기반 강점을 드러냈다. IT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산업 고도화라는 과제를 확인했다. 유망산업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는 규제완화 영역을 식별해 추진하고, 코로나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은 근본적 해법 제시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온택트 경쟁력 '신사업·디지털화·친환경·M&A' 주력
온택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지에 대해 ‘대응 중’ 또는 ‘계획 마련 중’인 곳이 ‘59.6%’로 나타났다. ‘대응 못하고 있음’은 40.4%에 달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71.8%가 대응을 추진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52.6%만이 변화에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추진하는 방안으로는 ‘신사업 강화’(26.7%)가 가장 많이 나왔다. '변화 모니터링 확대’(25%), ‘사업의 디지털전환’(19.4%), ‘친환경 경영 강화’(13.9%), ‘공급망 다변화’(12.8%), ‘M&A, 제휴 등 외부협력’(2.2%) 순으로 답했다.
올해 기업경영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코로나 백신보급과 면역형성’(36.4%)과 ‘금리․환율 변동’(22.2%)이 과반수를 넘었다. ‘기술 패러다임 변화(16.9%), ’국내 정책동향‘(16.6%), ’글로벌 교역 환경‘(7.9%)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정부의 코로나 사태 대응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7.7%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자금과 세제지원’(64.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유지 지원’ 15.6%, ‘규제개선’ 10.6%, ‘출입국 개선’ 6.3%을 지적했다. 코로나 이후 대응을 위한 정책과제로 ‘자금․세제 지원정책 지속’(49.7%), ‘신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13.6%), ‘법·제도 합리화’(11.9%)를 들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지난해 코로나 불황속에 생존을 고민했던 시기라면 올해는 미래 성장기반을 확충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비대면·온라인 트렌드를 전통산업에 접목하고 친환경확산, 산업재편, 신산업 육성 조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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