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300개社 설문 조사...기업 58% “해외 진출전략 다변화 모색"
지역 다변화(55%)·관리방식 비대면화(43%)·마케팅 다변화(33%) 고려
코로나19 여파가 1년 반 넘게 지속되면서 수출기업 상당수가 기존의 해외진출 전략을 수정하고, 해외사업 전반에 새로운 준비를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300개사(해외투자기업 포함)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이후 기업의 해외진출 동향과 대응과제’ 조사 결과, 수출기업의 58.3%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해외진출 전략에 다변화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최우선 고려하는 진출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지역 다변화(54.9%), 관리방식 비대면화(42.9%), 마케팅방식 다변화(32.6%), 품목 다변화(29.1%)의 순으로 응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기존 전략만으로 글로벌 경쟁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을 앞두고 기업이 해외진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진출 선호지역 미주-동남아-유럽-중국 順...국가간 이동제한 ‘지리적 편의성’ 개념 변화
코로나 시대 신규 진출지역을 묻는 질문에 ‘미주’(34.7%), ‘동남아시아’(28.6%), ‘유럽’(17.7%), ‘중국’(10.2%)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주요 관심국가가 아시아 지역에서 벗어나 미국·유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국가간 이동이 힘들어지면서 중국·동남아의 지리적 편의성은 축소됐다”면서 “반면 비대면 사업에 대한 경험치가 늘면서 미주·유럽지역 등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선진시장으로 관심도가 올라간 것"으로 진단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한국의 대외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27%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53%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우리기업의 자신감이 높아진 것도 해외진출 지역다변화 추세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시대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현황을 묻는 질문에 ‘축소’(43%)하거나 ‘보류’(9.3%)했다는 기업이 절반에 달했다. 코로나 회복 시기 예상은 44.7%가 ‘1년내’, 35.7%가 ‘2년내’라고 답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의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서 물었더니 기업의 82%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 세계 인구의 23%에 백신접종이 이뤄졌고, 백신접종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경계로 진출전략에 변화가 느껴진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과 미-중 통상갈등으로 기업의 전통적 진출 대상국이던 중국과 동남아를 벗어나 빠른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으로의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이 코로나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기존 정책 벗어나 새 관점서 통상지원책 마련해야"
원활한 해외진출을 위해 정부에 기대하는 지원정책은 ‘금융지원’(35.5%)을 꼽았다. ‘자가격리면제 등 출입국 우대’(34%), ‘정확·신속한 현지정보 제공’(29.8%), ‘백신 우선접종(19.3%)’이 뒤를 이었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과 현지정보 수집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해외진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이 주춤했으나 각국이 경쟁적으로 코로나 대응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백신접종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해외진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변화된 경제 환경에 맞춰서 정부도 기존 정책 틀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통상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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