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계 '수혜', 화학 '부분 수혜', 철강·목재 '피해'
환율 변동성 대응력 높은 업종 중심 수익성 개선
원/달러 환율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원화가치 절하(원화 약세)가 우리나라 제조업 수익성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종별 특성에 따라 '수혜~피해' 정도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표한 ‘원화환율 변동이 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 가치와 우리나라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과거 원화가치 절상 기간(2010~2014년)에는 2.5%p 하락했으나, 최근 원화 절하 기간(2014~2018년)에는 3.1%p 상승했다.
2019년 산업연관표를 통한 분석에서도 원화가치 10% 절하 시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가치가 10% 절하되면 수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3.4% 증가한다는 것. 하지만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경우 수입 비용도 상승해 영업이익률이 2.1% 감소했다.
2019년 원화 절하로 수혜를 입은 업종은 기계·장비(영업이익률 3.5%p↑), 컴퓨터·전자·광학기기(2.5%p↑), 운송장비(2.4%p↑), 화학(1.4%p↑), 전기장비(1.3%p↑)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석탄·석유(2.4%p↓), 음식료(0.6%p↓), 목재·종이·인쇄(0.4%p↓), 1차 금속(0.2%p↓)의 경우 원화 가치 절하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산업별 수출단가 조정여력을 감안해 원화 절하에 따른 산업별 영향을 ▲집중 수혜형 ▲부분 수혜형 ▲부분 피해형 ▲집중 피해형 등 4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원화 절하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와 더불어 원화가 절하됨에도 산업 특성상 수출단가 조정(인하)이 어려워 추가 이익도 볼 수 있는 '집중 수혜형'으로 전기장비, 운송장비, 기계·장비, 컴퓨터·전기 및 광학기기 분야를 꼽았다.
원화 절하로 수출단가는 인하되지만 절하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가 더 큰 '부분 수혜형'으로는 화학제품 분야가 선정됐다.
반면 석탄·석유·목재·종이·1차 금속의 경우 원화 절하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데다 수출단가 인하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집중 피해형'으로 분류됐다. 이들 업종은 환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영업이익률뿐 아니라 물가도 원화가치 변동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원화가치 10% 절하 시 생산자물가는 전 산업 평균 2.5% 상승하고 제조업만 한정한 경우 3.4%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연관표의 투입·산출 구조상 환율 변동에 노출되는 부분인 순수출 익스포져(총 산출액에서의 수출 비중에서 수입 중간재 비중을 뺀 것)는 제조업의 경우 2016년 14.6%에서 2019년 13%로 꾸준히 하락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환율 변동의 영향을 이전보다 적게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화가 달러화·유로화·위안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빠르게 절하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면서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비중이 낮으며 환율변동 대응력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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