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쇼핑 다 되는데...나갈래?"
가볍게 '툭툭' 치고 나가는 운전 재미
개성있는 디자인·안정적 활용성 매력
넓은 주차장에 캐스퍼만 딱 놓고 봤다. "음…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단단하고 다부진 차체, 독특한 디자인의 전면부 헤드램프는 "나 SUV야"라며 존재감을 당당히 외친다. 작은건 분명한데 이상하게 커보인다. 볼륨감 있는 외관, 현대차 승용차에선 볼 수 없던 내부 디자인 모두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지난 27일 기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캐스퍼 스튜디오'에서 캐스퍼를 만났다. 한 눈에 봐도 도심은 물론 여가나 취미를 즐길수 있도록 배려한 모델이다. 가볍게·혼자(혹은 둘이서)·어디든·무엇이든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 듯 하다.
사실 오랜만에 만나본 '신형 차급'이기에 기대도 컸다. 한국의 경차 규격에 맞추기 위해 현대차가 어떤 고민을 했을지, 그리고 그 고민과 고뇌를 어떻게 꾹꾹 눌러담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2시간 정도의 짧은 만남, 50km 정도의 국도 및 고속도로 주행을 통해 경험한 캐스퍼를 시승기에 담는다.
주행감. "어라? 1리터 터보도 괜찮네?"
캐스퍼는 분명 '경차' 카테고리에 속한다. 탁월한 가성비와 유지비(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차급이다. 차급만 보면 목적은 경제성. 그리고 이동을 위한 단순 '수단'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와 국도 약 50km구간을 주행해 본 캐스퍼의 매력은 '연비'가 전부는 아니었다. 가벼운 차체와 맞물린 터보엔진의 조합이 썩 괜찮다.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 가볍게 툭툭 치고 나가는 재미가 있고, 도심 주행에서는 충분히 재미를 볼 만한 요소다.
SUV의 정체성을 자랑하듯 트랙션 모드를 넣어 놓은 것도 재미있다. 험로에서도 거침없이 달려볼 수 있도록 △스노우 △샌드 △머드 등의 주행 모드를 장착해 뒀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풀 악셀을 밟았더니 삐~ 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뭐야 망가진거야? 에러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내 전방충돌 방지 보조시스템이 울렸다는 것을 알아챘다. 생각치 못한 첨단 기능이다.
경차라고 해서 '안전'에 타협한 차가 아니다. 지능형 안전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 탑승자) △차로 이탈방지 및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 꽤 많은 기술들을 기본으로 갖췄다.
모던 트림부터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옵션을 선택·적용할 수 있다.
경차=원래 작은차?…캐스퍼는 "생각보다 큰 차"
실내 공간은 그렇게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원래 작은 경차'라는 점을 유의해서 본다면 "생각보다 많이 크네?"라는 느낌이 분명 드는 것이 사실이다. 높은 전고가 공간의 활용성을 크게 높인 듯 하다.
운전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계기판과 공조기기, 센터페시아다. 센터 콘솔을 없애고 기어노브를 대쉬보드에 탑재하는 디자인을 택했는데, 이는 일본산 경차에서 자주 볼 수 있던 형태다. 기존의 경차보다 개방성이 높아지고 직관성과 실용성을 잔뜩 담은 디자인이다.
엔트리급 SUV이지만 실내에서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기자가 탑승한 트림 '인스퍼레이션'에는 △8인치 내비게이션 △열선·통풍 시트 △하이패스 룸미러 △후방모니터 △6채널 스피커 등의 편의사양이 더해진다. 심지어 '공기청정' 기능도 담았다. 이 기능들은 중간 트림인 '모던'부터는 옵션을 통해 내부 멀티미디어와 편의사양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차급은 분명히 생각해 두는 것이 좋다. 4인 가족이 서울~부산을 왕복하기엔 분명 답답함이 있겠지만 2~3인이 같은 지역권(경기도 혹은 경상도)을 누빈다면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다른 용도를 원한다면 더 큰 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누구를 위한 차일까?
캐스퍼는 경형 SUV라는 새로운 차급으로 태어났다. 생소한 이 차를 두고 누군가는 세컨카, 어떤이는 패밀리카, 2인 커플들은 레저용(차박) 다목적차를 기대할 듯 하다. 그리고 이 모든 용도에서 빠지지 않게 중요한 것은 2열 시트와 트렁크 공간이다.
후석 시트를 전방으로 슬라이딩하면 쇼핑백 4개와 대형 핸드백, 중형 종이상자 4개, 대형 플라스틱 상자 2개와 소형가구를 담고도 남는 공간이 나온다. 야채 장바구니도 어렵지 않게 담을 수 있다. 1열 보조석을 폴딩하면 서핑과 스쿠버 장비도 부족함 없이 담을 수 있고 2인 캠퍼의 짐은 모두 담고도 공간이 남았다.
나 혼자만의 차를 찾기 위해 시승기를 보고있는 당신. 그리고 일상에서 즐길 실용적이고 개성있는 차를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작은 덩치와 편한 주차, 생각보다 잘 나가는 주행실력. 그리고 편의사양과 안전 사양들이 잔뜩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주위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본인만의 개성을 잔뜩 담을 수 있는 매력적인 디자인도 좋다.
*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캐스퍼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트림'입니다. 옵션을 더한 가격은 약 2007만원.
** 항목별 가격은 △인스퍼레이션 트림(1870만원) △캐스퍼 액티브 II(90만원) - 터보 외장 패키지(라디에이터 그릴, 스키드 플레이트(프론트/리어), 카파 1.0 터보 엔진) △선루프(40만원) △스토리지(7만원) - 동승석 시트백 보드, 러기지 볼팅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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