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조위 7월 이후 일시중단…9월내 결론 도출 예상했지만 ‘아직’
우리금융지주 회장-금감원 법정공방, 사모펀드 분조위에 부담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과 도출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와 관련된 금감원 분조위 결과는 9월말까지 나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7월부터 계류된 상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의 금감원 분조위는 올해 7월부터 일시중단됐다. 투자자들은 늦어도 올해 9월중으로는 분조위 결과가 도출돼, 연말까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와 관련된 하나은행의 보상안 윤곽이 잡힐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투자처에 대한 법적해석이 일차적으로 분조위 일정을 지연시켰다.
9월초까지만 해도 금감원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와 관련해 법률자문을 마무리하고 추석 이후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당시 하나은행 제재심의위원회 지연 속에서도 분조위는 일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나은행 제재심과 함께 분조위 결론 도출에 다시 한 번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의 한 투자자는 “금감원에서 분조위 일정 지연과 관련해 받은 연락은 아무것도 없다”며 “진행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분조위 결정 지연은 이탈리아헬스케어와 함께 조사를 진행중인 여타 사모펀드 사태 관련 법정공방에 기인한다. 법정공방 결과가 향후 사모펀드 사태 징계 수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관련해 금감원과 우리금융지주의 법정공방이 진행중이다. 손 회장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을 상대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법원은 중징계 취소 판결을 내렸다. 당초 손회장은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중징계 처분을 받았었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항소를 결정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분조위의 경우 현장조사 결과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나은행 사모펀드 고발건과 관련해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주요 변수는 손태승 회장의 항소건 결과로 그 전까지는 여타 사모펀드 관련 분조위 결과의 가닥을 정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법정공방은 보다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항소 입장을 대변할 로펌 구인난에 봉착해서다. 금감원은 현재 손 회장의 항소 관련 로펌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대다수 로펌이 금융사 편에 서면서 마땅한 로펌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의 인사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 원장이 업계친화적인 인물이라는 관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신임 원장의 취임과 분조위 진행 과정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분조위가 계류중인 가운데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를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전일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투자자들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하나은행을 비롯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관련 자산운용사, 증권사들을 경찰에 고발하고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9월 경찰 고발에 따른 조치다. 앞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투자자들은 7월 펀드 사기 판매와 관련해 하나은행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으나, 수사에 진전을 문제로 경찰에 추가 고발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