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세미·알씨테크·차고엔지니어링 등 연이어 투자유치 결실
창업 성공 원인은 '하이개라지'…"아이디어가 창업 아이템으로 바뀌어"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 육성이 결실을 맺고 있다. 사내벤처를 거쳐 탄생한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사내 벤처 지원 프로그램 '하이개라지(HiGarage)'를 통해 구성원들의 창업 도전을 지원하고 있다. 하이개라지는 신규 더블바텀라인(DBL,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동시 추구) 사업 모델을 발굴, 육성하고자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밴처 지원사업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차고(garage)에서 창업한 것에서 착안했다.
앞서 1기와 2기에서 각각 4개, 5개 벤처 기업이 탄생했고 3기는 6팀이 창업에 도전 중이다. 4기는 현재 선발 절차가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 하이개라지 출신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소식도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반도체 모델링 솔루션 업체 '알세미'는 창업 2년 만에 시리즈A 라운드로 65억원을 투자유치했다. 알세미는 하이개라지 1기 출신으로 지난 2019년 설립했다.
알세미와 함께 하이개라지 1기 출신으로 반도체 장비 리사이클링 솔루션 업체인 '알씨테크'는 분사 이후 벤처캐피탈(VC)에서 26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외에도 이들과 동기인 '차고엔지니어링' 역시 최근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차고엔지니어링은 반도체·산업 공정용 칠러(chiller)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향후 칠러 국산화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이들은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모두 '하이개라지' 지원을 꼽았다.
조현보 알세미 대표는 "하이개라지가 없었다면 창업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웠을것"이라며 "하이개라지를 통해 엔지니어가 창업가로, 아이디어가 창업 아이템으로 바뀔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SK하이닉스 내·외부의 경험 많은 심사위원들이 창업에 동의해준 것만으로도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임태화 알씨테크 대표는 "하이개라지에 선정돼 현장에서 테스트해볼 기회를 얻었다"며 "현업의 장비 담당 파트와 긴밀히 협업한 끝에 독자적인 기술로 해당 기능을 탑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유망 벤처들과의 협업도 차츰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미래 기술을 적극 연구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는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박 부회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업 모델과 기술 개발 방향성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메모리 기술은 단방향으로 공급하는 부품(Component)이 아닌, 고객과 함께 미래 기술을 논하고 실현시키는 역할을 하는 전략적 자산(Asset)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글로벌 ICT 생태계 중심에서 세계 유수 기업, 유망 벤처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미래기술을 연구할 '오픈 협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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